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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성전' (11/9)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8 조회수921 추천수8 반대(0) 신고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축일 [1109]

             에제키엘 47,1-2.8-9.12   요한 2,13-22

     2004. 11. 09.  홍제4동

주제 : 우리의 성전

찬미 예수님!

오늘은 로마를 제국의 수도로 하던 황제가 교황에게 최초로 개인주거지를 제공한 장소,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축일입니다.  우리가 오늘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축제일을 기억합니다만, 쉽사리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다고 현실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봉헌하는 마음자세를 돌이켜보며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는지 찾는 시간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이 머무시는 곳입니다.  우리가 보통 이렇게 말을 합니다.  하지만, 성전은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를 위해서 택하신 장소가 아니라 신앙의 조상들을 통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시려는 뜻에서 신앙의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장소가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성전자체가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기에 그 장소가 중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두 가지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않으면 같은 것을 대하더라도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축복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환경과 조건이 갖추어지면서 신앙인들이 쉽사리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그 장소를 자꾸만 분할합니다.  아직 우리 홍제4동 본당은 따로 눈에 보이는 성전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 준비를 올바로 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충분한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통해서 들은 것처럼, 우리가 마련하려는 장소가 하느님보시기에 좋고 훌륭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예수님도 눈에 보이는 성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분노하셨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정화하고자 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눈에 보이는 성전을 지으려고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잘 가꾸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먼저 준비해야할 것은 내 마음과 내 삶의 자세가 바로 올바른 성전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 전서에서 ‘우리의 몸을 가리켜 성령의 궁전, 하느님의 성전’(1고린3,16)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성전이라고 한다면, 하느님을 모셔 들이고 하느님이 내 안에 사시도록 합당한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 됩니다.


에제키엘서에 나오는 성전은 좀 더 신비합니다.  성전에서 나오는 힘은 죽음의 짠물 호수인 ‘사해(死海)’마저도 바꾸어놓는다고 하십니다.  물론 우리 자신이 그런 성전이 되고, 우리를 통해서 나가는 것이 다른 생명체에게 삶의 기쁨과 희망이 되려면 더 많은 노력과 마음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 로마에 있는 라떼라노 성전을 기억하는 날,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성전이 되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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