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차고 넘침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10 조회수1,041 추천수6 반대(0) 신고

 

지난 10월 7일 일요일에 저희 본당 전례분과 소속 단체 21명이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글라렛 선교 수도회였습니다.

 

오전에 김희준 안드레아 부제님께서 "전례와 영성" 이란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의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기억을 더듬으며 올려볼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패턴이나 틀안에서 움직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틀을 벗어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피정이란 내 앞의 일이나 사건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한 번 생각해 보는 것, 땅만 바라보고 걷다가 하늘을 쳐다보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캐오는 내안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을 그저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그를 나무위로 올라가게 합니다. 우리가 죄를 씻으면서 하느님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내 모습 그대로 주님께 다가가면 자캐오처럼 주님께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어느 심리학자는 시련--> 대립--> 탈출 이 세 단계를 거침으로써 성장한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나에게 어떤 사람을 용서하기 힘든 시련이 주어졌을 때, 용서하기 힘든 사람을 용서하기 위해 끊임 없이 갈등하다가 나의 자존심을 죽이고 마침내 탈출하는, 부활의 새 생명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시련           대립          탈출

     수난           죽음          부활

 

이러한 3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우리의 삶자체가 부활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안에서 새로와 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날 수 있는 것이 피정입니다.

 

전례란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구세사건의 현재화"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례란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내 삶안으로 들어와서 내가 새롭게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급", 탈출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것을 현재화시키는 것, 나와는 무관하지 않은 사건으로 옛날 사건을 기억함으로써 하느님의 능력을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우리도 전례를 통해서 삶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전례의 영성입니다. 미사를 드리면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을 통해 나에게 주는 삶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성찬의 전례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를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봉사는 "차고, 넘침" 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벽돌공이 도면에 있는 대로만,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그것은 그냥 쌓는 것이고 벽돌을 쌓는 보람과 의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내가 쌓는 하나 하나의 벽에 대해서 알면 기술만이 아니라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풍요롭게 되는 것입니다.

 

형식 하나 하나에만 얽메이는 것은 봉사가 아닙니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의미를 알면 삶이 변하고 차고 넘쳐서 봉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피정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형식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예수님의 구세사건을 단순히 기념하는 의례적인 미사참례로 흘렀던 많은 시간들이 가슴 아팠습니다.

 

지금 바로 나의 삶의 현장에서 그분이 제헌되시는 엄청난 사건을 단순한 구경거리인양 참석하는 방관자 비슷한 저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나병환자를 치유시켜 주시는 말씀을 통해 내가 받은 은총과 자비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기보다는 무감각한, 그리고 무표정한 나의 마음상태를 보며 제가 바로 감사 할 줄 모르는 치유받은 나병환자 중의 한 사람임을 깨달았습니다.

 

말씀을 통해 나의 마음을 두드리시는 예수님의 심정을 한번 헤아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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