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무얼 보세요?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26 조회수1,129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제34주간 금요일(11/26)






    독서: 묵시 20, 1-4.11-21, 2 복음: 루가 21, 29-33 이번 주 내내 요한의 묵시록이 독서로 채택이 되었다. 또 이 주간 내내 루가의 묵시록도 복음으로 채택이 되었다. 개신교에선 묵시록을 계시록이라고 한다. 계시(啓示), 묵시(默示) 공통으로 들어가는 말은 보일 시(示)이다.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은 "무화과 나무와 모든 나무들을 <보아라>. 나무에 잎이 돋으면 그것을 <보아> 여름이 벌써 다가 온 것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온 줄 알아라............." 독서의 말씀에서도 <보았습니다>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보았다>. 아니 묵시록은 처음부터 끝까지 요한의 눈이 <본>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啓示)하신 일들을 기록한 책입니다. 하느님께서 곧 일어날 일들을 당신의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그리스도에게 계시 하셨고.........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증언하신 것, 곧 내가 <본> 모든 것을 그대로 증언합니다."(묵시: 1, 1-2) 그런데 아무리 <보여주어도> 내가 그것을 <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요컨대 사람들은 눈으로 보기 이전에 먼저 <마음으로 본다>. 즉 관심(觀心)에 따라 <본다>는 것이다. 광고 전단지가 매일 아침 신문 사이에 수북히 끼어 들어온다. 옷을 사는 일에 열심인 나의 언니는 늘 패션 전단지만 <보고>, 외식을 좋아하는 아들은 음식점 전단지만 열심히 <보고>, 돌아가신 시아버님은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구 파는 것만 늘 <보셨다>. 하루는 이런 전단지도 끼여있었다. "오빠, 우리 오늘 밤 같이 쓰러져요!!!" 술집 전화번호와 요상한 포즈의 헐벗은(?) 아가씨 사진이 붙어있었다.^^ 젊은 아가씨와 늘 쓰러지고 싶은 오빠(?)가 <보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묵시록의 저자는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남과는 다른 것을 <본다>. 온 세상이 악의 세력의 지배 하에 있다고 여겨질만큼의 고통 안에서도 "새 하늘, 새 땅"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거룩한 도성인 "새 예루살렘"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묵시록의 저자는 고통스러운 현실 안에서도 주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늘 주님의 최종적인 승리의 날에만 관심(觀心)이 있었던 것이다. 봉기가 일어날 지경으로 늘어가는 실업률에 피폐해지는 가정 경제. 유가와 환율은 오르락 내리락 서민들의 주머니만 위로 아래로 털어내고 있는데 자기만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 되려고 안간힘을 써대면서도 입을 열면 개혁을 외치고 당리당략에 매달려 아전투구하는 정치 지도자들. 그들의 관심(觀心)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리 어려워도 12월 연말의 스케줄은 그래도 파티와 술자리의 연속일 것이다. 대림시기인 12월에도 공관복음의 소묵시록은 주일마다 울려퍼질 것이다. 인류 역사의 종말, 나 개인의 죽음, 심판, 그리스도의 재림. 그런 얘기가 잔뜩 들어있는 묵시록. 왜 그런 주제들을 주간 내내 목 터지게 들려주는가? 하필이면 바쁘디 바쁜 연말 시기에 지겹게 묵시록을 들려주는가? 한치 앞이 안보이는 세상이지만,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제발 그런 것들에도 관심(觀心)을 갖고 살아가라는 말씀이리라. 그것이 결국 영원한 우리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중요한 관점(觀點)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오심은 우리의 마지막 귀결점인 동시에 최종적인 심판의 날이다. 아무리 혼미한 세상에서 살아도 끝까지 그분께 관심(觀心)을 두고 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못보는 것들을(희망, 승리, 행복, 구원..)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기에 아무리 어두워도, 아무리 분주해도, 아무리 어려워도... 주님께 관심(觀心)을 두고 여기서부터 영원을 살아가는 복된 삶을 살라는 것이다. 묵시록의 마지막이자 성서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감 된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여!"(마라나타!) 교회력의 마지막 주간을 사는 우리도 이렇게 외칠 수 있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여!"(마라나타!)
    ♬ Regnum tuum veniat 당신 나라 임하소서  -떼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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