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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잡는 어부가 되지 않으려면...(11/30 성안드레아사도축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29 조회수1,243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람잡는 어부가 되지 않으려면...(11/30 성안드레아사도축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한번은 어느 밤바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군함을 몰고 가던 어느 자존심많은 선장에게 먼앞쪽에서 깜빡거리는 불빛이 쌍안경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선장은 마치 적군을 발견한 듯 놀라며 즉시부하에게 이런 신호를 보내라고 했습니다.

"우리배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니 귀선은 즉시 항로를 바꾸기 바람!"

그러나 놀랍게도 오히려 그쪽에서 이런 내용의 불빛신호가 왔습니다.

"오히려 귀선이 위험하니 즉시 항로를 바꾸기 바람!"

선장은 화가 나서 부하에게 이런 내용의 신호를 보내라고 했습니다.

" 이 배는 군함이다. 귀선이 항로를 변경하지 않으면 즉시 발포하겠다!"

그러자 그쪽에선 이런 신호가 왔습니다.

"귀선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미 암초지역이 들어와 있다. 곧 침몰할 것이니 어서 탈출을 하라. 이곳은 등대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며칠 전에 대낮에 낚시배와 유람선이 해상에서 충돌하여 인명피해가 났다고 합니다. 밤바다도 아니고 대낮에 그것도 시계도 좋은 상태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나중에 사고 선박의 선장들이 하는 말은 "상대방이 우리를 피해갈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4, 18-22)에서 예수님께서는 고기를 잡고 있는 안드레아를 비롯한 어부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이제는 고기를 낚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 라고. 하지만 위의 한심한 선장 즉 사람잡는 어부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의 눈과 귀는 항상 복음말씀과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등대불빛으로 생각하고 항상 열려있어야 하고 또 깨어기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타이타닉의 침몰과도 같은 엄청난 비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연초에 올렸던 저의 글과 이해인수녀님의 시, 장자의 말씀을 다시 올립니다. 가브리엘통신

 

                      <사람잡는  어부가 안되려면...>

 

  연중 제 5주일의 독서와 복음은 성소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사야와 바오로, 그리고 고기를 잡는 어부인 베드로의 불리우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시절, 저는 낚시에 매료되어 나중에 어부가 될려고 했었습니다. 집에서는 도서관에 가서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한 줄 알고 있었지만 사실 저는 정기간행물실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낚시춘추등 낚시에 관계되는 서적들을 탐독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주일날은 새벽미사를 보고 나서 자전거를 타고 대구 근교인 고령, 경산, 자인 등의 저수들을 섭렵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좀더 멀리 원정을 가서 밀양, 유천, 멀리는 추자도까지 감성돔을 잡으러 가기도 했습니다.그러다 몇번 아버님에게 틀켜 낚시대도 압수당하고 매도 맞았습니다. 그런데 얼마후 공장을 운영하시던 아버님이 의사의 권고로 낚시를 하시게 되어 저는 숙달된 조교로서 해박한 낚시지식을 아버님께 마음껏 자랑했고, 나중에 아버님이 동해안인 감포에 낚시배까지 구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뭐든지 기업식으로 하시는 아버님께서, 낚시바늘 공장에서 낚시바늘, 추, 낚시줄을 따로 사오셔서 저희들에게 채비를 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십 대의 릴낚시대로 고기와의 전투를 벌이시는 것이었고 저희는 탄약(?)이라고 할 수 있는 미끼와 밑밥을 쉴 틈없이 준비하고 조달해야 했습니다. 아무튼 그시절엔 목욕탕에 가도 눈앞에 낚시찌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제가 어부가 되지 않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요 기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고기를 잡는 낚시를 하다가도 잘못하면 사람을 잡을 수(낚시바늘로 자신이나 남의 코를 꿸 수) 있듯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는 것도 많은 경험과 주의가 요망됩니다. 즉 낚시바늘에 찔려보기도하고 다잡은 고기를 놓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베테랑 낚시꾼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번 주일 독서와 복음에서 우리는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기 위해 불리운 자들의 겸손입니다.

 

이사야는 말합니다. "나는 이제 죽었구나.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사 6,5)

바오로도 말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1고린15, 8)

베드로도 말합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루가 5, 8)

 

  저는 이들의 겸손이야말로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이들을 사도 즉 사람낚는 어부로 만든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겸손이 없는 이들은 사도(사기치고 도둑질하는 자) 즉 사람잡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어부 중의 어부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0년 대희년을 맞으시면서, 지난 2000여년간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즉 우리 각자가 죄인임을 고백하셨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가 죄인임을 망각하지는 않았는지요? 그리고 고기를 잡을 때도 혼자서 잡는 것보다 여러명이 협력을 하고, 또 그물을 사용하고, 어군탐지기를 사용하면 더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듯이, 교회도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서로 협력을 해야 더많은 영혼을 낚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911구조요청이 있으면 구조대, 경찰차, 소방차가 세트로 출동하듯이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의 겸손과 공조가 바로 사람을 낚는 어부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것이 바로 영혼의 119구조대가 되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는 비결이 아닐까요? 

 

+♡+ 겸손한 마음 +♡+

부드러운 약점과 실수를
억지로 감추기 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마음

자신의 잘못을 비겁하게
남의 탓으로 미루지 않는
겸허함을 지니고 싶습니다

다른이의 평판 때문에
근심하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 의연함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내일은 내가 없을지도 몰라" 하는
깨어 있음으로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며

오늘 해야할 용서를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겸손함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이 해 인수녀님의 시-

 

        <빈 배>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장자 -

 

     

 




이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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