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산책)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01 조회수1,529 추천수10 반대(0) 신고
 ◎ 2004년12월1일(수) -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5,29-37

<예수께서 많은 병자를 고쳐 주시고 빵을 많게 하셨다.>


  29)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서 산에 올라가 앉으셨다. 30) 그러자 많은 군중이 절름발이와 소경과 곰배팔이와 벙어리와 그 밖의 많은 병자를 예수의 발 앞에 데려다 놓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고쳐주셨다. 31) 그리하여 벙어리가 말을 하고 곰배팔이가 성해지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걷고 소경이 눈을 뜬것을 군중이 보고 크게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32)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나와 함께 지내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하였으니 참 보기에 안 되었구나. 가다가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 보내서야 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3) 제자들이 “이런 외딴 곳에서 이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떻게 구하겠습니까?” 하자 34) 예수께서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빵 일곱 개와 작은 물고기 몇 마리뿐입니다.” 하니까 35)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땅에 앉게 하시고 36) 빵 일곱 개와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3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복음산책]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오늘 복음은 서로 다른, 그러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는 예수께서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신 치유이적사화를 집약하여 상황설명으로 보도하는 내용(30-31절)이며, 다른 하나는 7개의 빵과 물고기 몇 마리로 사흘 동안 굶은 사천 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사화를 사건으로 보도하는 내용(32-37절)이다. 이 두 가지 내용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사천 명의 군중 속에 방금 치유 받은 곰배팔이, 절름발이, 소경, 벙어리, 병자들이 대다수 들어있기 때문이다. 병도 고치고 음식도 배불리 먹고,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행복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는 또 다른 빵의 기적을 알고 있다. 그것은 4복음서 모두가 보도하는 바, 예수께서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소위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다.(마태 14,13-21; 마르 6,30-44; 루가 9,10-17; 요한 6,1-14) 그런데 마태오와 마르코는 오병이어의 기적에 이어 사천 명을 먹인 빵의 기적을 따로 전하고 있다.(마태 15,32-37; 마르 8,1-10) 제일 먼저 씌어진 마르코복음을 고려한다면 빵의 기적은 두 번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빵의 기적이 있었던 시점을 살펴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상경하시 전까지의 갈릴래아 활동기는 사실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활동장소를 따른 구분이다. ① 처음에는 갈릴래아 호수 주변에서 활동하셨다. 이 활동의 마무리 시점에서 많은 병자들을 한꺼번에 고쳐주시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다. ② 그 다음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북쪽 시리아 페니키아 지방의 띠로와 시돈(마태 15,21; 마르 7,24)에서 활동하셨다. ③ 오늘 복음이 첫 구절이 말하듯이 예수께서는 띠로와 시돈에서 다시 갈릴래아로 돌아오셨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빵의 기적으로 사천 명을 배불려 주신 것이다. 갈릴래아에서 활동을 속계하신 예수께서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갈릴래아 북쪽 40Km)에서 베드로의 메시아고백을 받으시고, 근처 산에서 거룩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두 번이나 수난과 죽음을 예고 하셨다. 그 후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향하신다.(마태 19,1) 빵의 기적이 또 한번 있다면, 그것은 바로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 당신 스스로를 빵으로 내어주시는 기적이다.(마태 26,26)


  곰배팔이, 절름발이, 소경, 벙어리, 그리고 병자들이 치유되어 신체의 자유를 되찾고, 자유를 되찾은 그들이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는 사건은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외치듯이 ‘메시아 출현의 기본 패턴’이다. 그 날이 오면 산 위에서 만군의 주님이 모든 민족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살지고 연한 고기에 맑은 술을 곁들인 잔치를 베풀어 주신다는 것이다. 만군의 주님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벗겨 주실 것이며, 죽음까지도 영원히 없애버릴 분이시라는 것이다. 이렇게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가 예고하는 만군의 주님은 마태오복음이 선포하는 예수님이시다. 그분은 갖은 육체적 고통으로 신음하는 병자들을 모두 고쳐주시고,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며, 사흘이나 굶은 그들이 집으로 가는 중에 길바닥에서 행여 쓰러질세라 손수 걷어 먹이시는 인자하신 주님이시오 구세주이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시기까지 우리는 “여기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 뿐”인 그런 존재인 것이다. 이것으로 사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일곱 바구니가 남게 될 그런 일을 꿈에서조차 생각지 못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영혼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쓰러져 가는 영혼을 세워주실  “♬ 구세주 빨리 오사 ♪” 하며 목청을 돋우지 않는가.◆[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