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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5) 유혹! 그 달콤한 형벌!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01 조회수1,114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4년12월1일 대림 제1주간 수요일 ㅡ이사야 25,6-10ㄱ:마태오15,29-37ㅡ

 

                       유혹! 그 달콤한 형벌!

                                              이순의

 

 

신학생들이 신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마치고 사제가 되어 사목의 전선에 서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성사집행 권한이 바로 그것이다. 7성사에 관한한 가톨릭 교회가 지상의 은총적 사명임에는 분명하다. 수 많은 종교의 성직자들이 있지만 우리 가톨릭처럼 성사를 집행하는 권한이 분명한 종교도 드물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맺음에서 사면까지!

씻김에서 양식까지!

인간으로 신의 권한을 수행하는 종교!

누가 뭐라고 비난을 하건 말건 계시의 종교만이 지탱해 올 수 있었던 은총인 것만은 분명하다.

 

때로 인간적 오용으로 신의 영역을 더럽힌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신의 계시가 우리 교회에서 등을 돌리지 않고 섭리하고 계신다는 것은 인간적 해석이나 통찰로는 감히 이해할 수 조차 없다. 그만큼 가톨릭이라는 종교의 성사집행권은 성스러운 것이며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그러므로 신학교를 마치고 학사의 신분에서 사제의 신분으로 바뀌는 시점, 곧 성사중의 성사로 거듭나는 신품성사의 막중함은 그 가치를 감히 가늠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믿거나 말거나, 사제 본인이 알거나 말거나, 신의 권한 받은자로서 성령의 불화살을 지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못 생겼어도 향기가 나고, 인간성이 더러워도 교우들이 끓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 권한은 분명히 세속의 개념과 다른 정신세계를 지탱하고 있다. 결과에 대한 범죄적 평가를 배제하고, 동기에 의한 사면의 평가로 죄를 공부한다고 들었다. 그 말은 곧 사랑이신 아버지께서는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범죄의 결과를 사면하신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신 스스로 죄많은 우리들을 목숨걸고 살리신 이유도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대한 인가적 한계를 용서하시고 살리시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빵을 도둑맞은 가게 주인은 빵을 도둑질한 사람을 고발한다. 경찰서에서는 그 이유여하를 떠나서 도둑질이라는 결과에 대한 법률에 준하여 무조건 징벌이라는 철퇴를 가하게 된다. 그러나 성사집행권의 해석은 다르다.

왜 범죄하였는가?

그 범죄한 이유가 배가 고파서라는 필연적 성립이 정당화 되었을 때는 무조건 사면이다. 생명을 해치는 결과만 아니라면 무조건 사면이다. 하기야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배가 진짜로 고팠다면 나도 용서 할 수 있다고.

 

그러나 신의 용서는 그런 인간성의 조건이 아니다. 진짜로 고팠다면 이라는 한계적 용서가 아니라 진짜로 배가 고팠구나 라는 단정적 용서인 것이다. 더구나 한두 번 배가 고팠으니까 용서 하는 것이 아니라 똑 같은 범죄를 언제나 용서하신다는 것이다. 즉 배가 고픈 사람이 일흔 번씩 칠백 번을 온다해도 용서가 되는 것이다. 교회가 사회복지 사목에 중점을 두는 것도 그런 맥락의 실천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진짜로 배가 고픈데 일 할 수 없는 사람을 4천9백번 뿐 아니라 4만 9천번도 그 이상도 빵을 먹여주어야 하는! 그러므로 빵을 도둑질 해서 먹지 않고 먹여 주는 것이다. 일 할 수 있는 우리가 감사하며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얼마나 강력한 사면권인지 모른다. 어쩌면 도둑질 하지 않고 내것 나 먹고 사는 능력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나누지 않은 철퇴를 가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그런 사람은 고발 당할 일도 없고 법의 심판대에서 징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성사의 관점으로는 뜻이 밝게 비추는 날에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렇듯이 성사집행권은 인간의 영역에서 신의 관점을 살아내는 신비라고 볼 수 있다. 사제가 평신도와 다른 깊이와 부피의 용서를 수용할 수 있는 것도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 가슴이 아파서 뉴스를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부모의 품을 아직 벗어나 보지도 못한 철부지 덩치큰 자식들이 잡혀가는 모습을 보면 심장이 떨려서 죽을 것만 같다. 사람 낳고 시험 낳지! 시험 낳고 사람 낳는가? 수능부정에 연루된 생떼 같은 내 새끼들이 잠바 뒤집어쓰고 그 조사를 받으며 껌벅거릴 눈망울을 생각하면 사지 육신이 오그라들고 살껍질이 타는 것 같다.

 

어린 학생들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이 사회, 아니 인간이 무엇으로 살기에 금쪽같은 제 새끼들을 저 지경까지 내몰아야하는가? 그 유혹의 달디단 단물을 만들은 자가 누구란 말인가? 우리들의 금쪽 같은 새끼들이 맞는가? 정말로 마음이 아파서 미쳐버릴 것 같다. 그 유혹이라는 단물을 차지하려고 했을 때도 어린 마음들은 멋 모르고 떨렸을 것이다. 이 추운 겨울날에 철창안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법도 모르고 있을 그 자식을 생각하면 세상이 원망스러워서 살기도 싫다.

 

그 아이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생떼같이 아까운 제 새끼들에게 그 유혹이라는 단물을 마시게 한 그 에미에비들을 죽여버리고 싶다. 자식이란 그대로 고마워하며 살아야한다. 나에게 네가 내 자식으로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그것이 자식이다. 속담도 있다. "각시는 남의 각시가 좋고, 자식은 내 자식이 좋다." 그런데 어찌하여 내 아까운 자식을 철창속에 가두는 부모가 된다는 말인가?

 

예전부터 공공연한 말들이 있었다는데 왜 예방하지 않았는가? 이것도 안전 불감증인가? 또 인간의 결과적 범죄론은 그들을 본보기의 희생물로 삼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본보기의 희생물로 결과적 범죄를 쒸워서 모두 철창에 가둬야할 인간들은 국회의원들이다. 미리서 연구하고 노력하며 입법화를 해서 단호한 법조항을 만들어 두었더라면 법을 어기겠다고 하는 놈들을 제외한 저렇게 많은 생떼 같은 자식들을 눈만 껌벅거리는 공포속으로 밀어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발전의 산물은 엄청 나다. 첨단의 단말기 뿐만 아니라 유전자 식품에서 생명의 복제, 그리고 곧 눈 속에 넣는 콘텍트 렌즈가 카메라가 되어 수능시험장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사람을 돕기위한 발전의 편리가 악용되는 법 조항은 보자기도 풀지 못 하고 있다. 의원회관만 들어가면 잡놈의 인간들이 되어버리는 나리들에게 묶여 숨도 못 쉬고 있다. 당권에 이익이 되는 몇 조항 때문에 피터져 뒤지는 것은 백성이고, 그러고 나면 법 조항을 강화해야하고 심지어는 만들어야 하는 법도 엄청 나다.

 

어른이 뭔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아주는 것이 어른이다.

그런데 안전은 커녕 유혹만을 위한 단물을 만들고, 그 위험물을 제거해 주어야할 인간들은 제 배 부를 궁리만 하고 자빠졌으니 금쪽 같은 우리의 새끼들이 형벌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신부님들이 신학교에서 배운다는 그 좋은 법을 생떼 같은 우리 새끼들에게 적용시켜주고 싶다. 4억 9천만번이라도 용서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주고 싶다.그렇게 되면 결과적 한계성이 분명한 인간들의 반발은 또 엄청 날 줄도 안다.

 

내가 신이라면 쌈질만 하는 국회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려버릴 것이다. 다행히 나는 신이 아니다. 그래서 국회옆에도 안간다. 더러워서 안간다. 나도 살라고 안간다. 그래도 그 유혹의 달콤함을 마셔버린 생떼같은 자식들에게 형벌의 철퇴는 가하기 싫다. 그 모든 죄가 어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형벌은 어른이 받아야한다.

이렇게 짠시런 내 가슴을 펴서라도 그 새끼들을 구해주고 싶다.

진짜로 어른이 누구인가?

이 사회에 어른이 있는가?

이 사회는 제 새끼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노예만 있는 것 같다.

 

오늘 주님께서는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군중을 살리셨는데 우리는 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가지고 낙시밥만 만들고 있다. 그 중에 나도 있다. 나도 낙시밥 만드는 어른이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몽땅 제 탓입니다. 주님! 

 

ㅡ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땅에 앉게 하시고 빵 일곱 개와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마태오15,35-36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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