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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12/5)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04 조회수702 추천수6 반대(0) 신고
 

대림 2 주일 (가해)

              이사야 11,1-10    로마 15,4-9    마태 3,1-12

      2004. 12. 5. 홍제4동

주제 :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찬미 예수님!!

오늘은 대림 두 번째 주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평하게 대우받을 수 있다는 선언을 기억하는 인권주간의 첫날입니다.  이렇게 인권을 이야기하는 일을 비롯하여 사람이 하는 일들이 효과를 낼 수 있으려면 그저 한두 번 외치는 일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중요한 사람인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고 말을 하기는 합니다만, 행동에 있어서 많은 경우 ‘나는 중요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러한 괴리가 클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말 그대로 ‘살만한 세상’이 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가 행동해야할 일도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데 있다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하느님의 말씀에서도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말이나 외침으로서 바뀌거나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되지 않다는 자신감으로 그렇게 삽니다.  그러나 그것이 생각이나 주장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들은 마태오 복음의 내용을 근거로 생각해보겠습니다.  남보다 부유하지 않은 삶의 조건으로 광야에서 살았던 세례자요한이 외치는 소리에 놀라 도시에서 편하게 살던 사람들이 긴장합니다.  그래서 세례자요한이 외치는 요르단강으로 찾아와 자신들이 잘못된 생활을 해왔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의 다짐을 하고 돌아갑니다.  그렇게 세례자요한의 외침이 시작된 지 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세례자요한의 외침이 필요한 세상이라면 아직도 변화가 완성되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확신이 있었기에 세례자요한은 자신의 목숨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과감하게 ‘독사의 족속’이라는 독설(毒舌)을 퍼부으면서도 그들에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세례자요한은 그렇게 선포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권력자의 손에 의해서 순교합니다.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세례자요한은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도시에서 편안하게 살다가 요르단강으로 찾아오는 행동으로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고 큰소리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삶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회개했다는 증거를 보이라고 요구합니다.

회개했다는 증거를 보이지 못할 만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은 세례를 받았다고 말하거나 이제까지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 살아왔다고 말하는 것은 겉으로는 알곡으로 보이되 실제는 쭉정이 신세로 전락하는 삶의 결과를 맺을 사람이라는 말도 될 것입니다.  세례자요한의 독설에 찬 소리를 듣고 마음 편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변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사야예언서에 나오는 것과 같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사야예언자는 이런 희망의 소리를 지금부터 2800년 전에 선언했습니다만, 사람들이 동물과 화해하는 것은 둘째 문제이고 아직까지 사람은 사람끼리도 화해하지 못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타깝다고 말하는 것으로 달라질 일은 물론 아닙니다.


세상이 변화되면 두려움에 빠질 사람은 누구이겠습니까?  재산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하겠다는 올 초부터 들썩였습니다.  법으로 만들어지면 실천이야 되겠습니다만, 이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 성당이 있는 서대문구에서는 재산세가 갑자기 높아지는 것에 대하여 책정된 재산세의 10%를 감액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만, 같은 서울인 강남구에서는 그 비율이 30%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닙니다만, 아직도 세상은 더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12월 10일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인권의 날입니다.  더불어 요즘은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하는 대신 감형(減刑)되지 않는 100년 징역형을 선고하자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들이 사형폐지와 종신징역형에 해당하는 일들에 대하여 생각은 달리 가질 수 있어도, 사람의 목숨을 귀중하게 여겨야한다는 뜻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권리를 생각하는 주간의 첫날, 욕심 많은 사람으로서 내가 얻고 찾을 권리만을 생각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동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하는 것이 대림 두 번째 주간에 우리가 가져야할 합당한 자세라고 할 것입니다.  잠시 하느님의 뜻에 일치할 방법을 찾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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