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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7) 이런 고해 성사는 절대로 볼수 없습니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06 조회수1,446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4년12월6일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성 니콜라오 주교 기념 ㅡ이사야35,1-10;루가5,17-26ㅡ

 

               이런 고해 성사는 절대로 볼 수 없습니다.

                                                               이순의

 

 

어제에 이어 오늘도 독서의 이사야 말씀은 나를 행복으로 인도하고 있다. 어제는 미사 내내 복음에 취하지 못하고 독서에 취해서 참례를 마쳤다. 주님께서 오시는 새날에 세상에 도래할 복을 말씀하고 계신다. 온갖 악성은 사라지고 맹수도 없고 독초도 없으며 모두가 행복을 그야말로 만끽하며 살 날을 예고 하신다. 그래서 미사중이라도 그 행복함에 젖어 사자랑 밥 먹고 살모사랑 놀고 ... 땅에는 주님을 아는 일이 차고 넘쳤다.

 

오늘의 이사야는 "그들의 머리 위에선 끝없는 행복이 활짝 피어나고, 온몸은 기쁨과 즐거움에 젖어들어, 아픔과 한숨은 간데 없이 스러지리라."고 또 복을 빌어주신다. 아기께서 오실날이 가까웠고 오실 아기께서 우리에게 주실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 축복의 날을 맞이하면서 나도 준비를 해야한다. 목욕재계하고 정갈한 몸가짐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재계를 해야한다.

 

진통의 2년을 보내고 화해를 하기로 했다. 나도 새 날 새 부르심에 축가를 부르고 싶다. 무엇이 죄인지 성찰하는 시간과 나날을 지내고 있다. 나는 지난 2년동안 무슨 죄를 지었는가? 또 화해하지 못한 것은 무엇이며 용서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또 돌아보지 않고 외면한 것은 무엇이며 강제적으로 내친 이유들에 대하여는 거둘 마음이 있는가?

 

그리고 고해경을 외워 본다.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죄인은 신부에게 강복하소서. 신부의 범한 모든죄를 전능하신 천주와 죄인께 고백합니다. 성사본지 2년되었습니다.................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하여도 사하여 주소서.???????>

아니다. 틀렸다. 이건 아니다. 다시!

<신부는 죄인에게 강복하소서. 신부의 범한 모든 죄를 전능하신 천주와 죄인께 고백하오니.......????????> 이것도 아니다.

 

내가 왜 이런가? 2년만에 고해성사를 보려는데 암기력에 고장이 났다. 다시 외운다.

<신부는 죄인에게 강복하소서. 나의 범한 모든 죄를 전능하신 천주와 죄인께 고백합니다.  성사 본지 2년 되었습니다................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하여도 사하여 주소서?????> 또 틀렸다. <전능하신 천주와 신부께 고백하오니>가 맞다.

 

아무래도 아직도 성사를 못 볼 것 같다.

방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가? 아니면 아직도 들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변명이 남아 있는가? 주님께서도 태어나실 때는 귀여운 아기였다. 얼마나 많은 권력이 태어난 아기를 색출해서 왕의 권좌를 싹쓸이 하려고 했는가? 그러나 결국은 당신친히 죽으러 오신 것이 주님의 팔자였다.

 

한 방에 날려서 멸족을 시킬수 있는 권위중의 권위께서 권위를 선택하지 않았고 죽이지도 않았다. 살리시려고 권위께서 죽었다. 그래서 독서들은 행복을 예고한다. 죽으신 분의 사랑으로 모두에게 약속이 보장 된다는 살리심! 그것이 좋았다. 그래서 나도 살림을 택했다. 주님께서 살리기 위해 죽으신 분이시라면 나도 죽고 모두가 살자. 그것이 곧 내가 사는 길이다. 너희를 살려야 나도 살 수 있다는 절명한 주님의 원칙!

 

나 살자고 아니 나를 변호하자는 표현이 더 맞다. 나를 변명하자고 인터넷의 힘을 빌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편의 분노가 불을 지르고 투신해버릴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주님을 따르기로 했다. 나와 내 가족의 비통함이 희생이 된다면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주님처럼 모두가 사는 길을 찾자고!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시간은 무상하다. 주님께서 나와 내 가족과 함께 무덤에 계신 세월이 참으로 길었던 것 같다.

 

이제 무덤을 막고있는 돌문을 열어야하는데 주님처럼 간단하게 열 수가 없나보다. 주님은 사흘도 안되어 돌문을 간단하게 밀고 나오셨는데 나와 우리 가족은 그 돌문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몸통이 나갈 만큼은 밀어야 되는데 햇살이 들 정도만 밀고 있으니 몸통이 나가 부활하려면 아직도 멀었나보다. 빠꼼히 열린 틈으로 새어드는 빛을 따라 다시 고백성사경을 외워본다.

 

<죄인은 신부에게 강복하소서! 신부의 범한 모든 죄를 ???????>

이런 고해성사는 절대로 볼 수가 없다.

기왕에 모두 다 같이 살기로 했으면 깃털같이 보드란 힘으로도 그 바위문을 열수 있을텐데!

나는 아직도 죄 많은 억겁의 중풍병자임에 틀림이 없다.

비추는 햇살을 따라 다시 더 연습을 해야겠다.

 

<신부는 죄인에게 강복하소서.

  나의 범한 모든죄를 전능하신 천주와 신부께 고백합니다.

  성사본지 2년되었습니다.

  .....................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하여도 사하여 주소서.>

 

ㅡ"어찌하여 너희는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느냐?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는 것과 어느 편이 더 쉽겠느냐?  이제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루가5,22ㄴ-24ㄱ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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