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가 해야 할 일"(12/8)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07 조회수1,030 추천수8 반대(0) 신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 (12월 8일)

             창세기 3,9-15.20       에페소서 1,3-6.11-12       루가 1,26-38

     2004. 12. 8. 홍제4동

주제 : 내가 해야 할 일

찬미 예수님!!

오늘은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은 분, 마리아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한 첫 움직임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동양에 속해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면 한 살로 계산합니다.  서양 사람들과 달리 어머니의 태중에 생명이 자리 잡기 시작한 때부터 시작으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통은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유럽사회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독특한 생명존중 현상입니다.  그런 의미를 십분 적용하여, 오늘 무염시태 대축일은 ‘요아킴과 안나’의 가정에 하느님의 선물로 마리아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런 축제일이 요즘 계산하는 일처럼 역사적인 근거가 있는 날은 아닙니다.


다행인지 안타까움인지 구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신앙에서 기억하는 많은 일들은 그 역사적인 배경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났던 일들이 훗날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로 발전했을 때, 뒤늦게 과거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과도 같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신앙에서 기억하는 오늘과 같은 축일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사적인 근거를 찾겠다고 할 일이 아니라, 그 일을 통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에 시작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더 널리 펴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마리아가 잉태된 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  그 일과 관련이 더 깊은 것은 창세기 독서에 나오는 하느님 약속의 실현이라고 봐야 합니다.  창세기 처음 부분은 하느님의 창조와 인간의 반역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부러 악을 찾았는지, 아니면 악의 유혹이 강력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인간 세상에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려는 마음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것이 겉으로는 인간의 지성을 자극하고 신비로 남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결과로 나옵니다만, 그로 인해서 인간은 유혹에 쉽사리 빠지는 일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원죄를 범했던 아담과 하와에 대한 하느님의 선언은 사람들이 자랑으로 지성의 발달이라고 자랑삼을만한 일의 한계를 지적하는 일이었습니다.


적절히 통제하고 교육을 통하여 인간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는 ‘순자의 성악설’을 교회가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지성에는 훈련되지 않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가 그랬듯이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다시 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마음자세를 돌이킬 수 있어야만 세상의 모습은 올바른 길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그 은총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로 받아들여 우리가 삶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