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10일 금요일 맑음
작성자김정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11 조회수906 추천수3 반대(0) 신고

언젠가 우리 모두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들이 따듯한 저녁밥을 해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 가겠지요...

 

11월, 위령성월을 지내면서 제 주변에 죽음의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누나의 제일 절친한 친구누나의 남편분이 40대의 한참인 나인데 지병으로 돌아 가셨고, 지난주에는 친구의 친할머니가 주무시다가 편안히 이 세상을 하직 하셨지요.    

친구누나의 경우는 사실 그 누나땜에 나도 천주교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특히 천주교 믿으면 영어 이름 얻게되는 것이 너무 멋있어(?) 보여 영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도 모두 하늘의 뜻이 겠지요..)  

병원 영안실에서 누나와 당신의 아들이 으젓히(?) 문상객을 맞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녀석이 아직 어려서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어머니를 보호해야겠다는 으젓한 생각에서 태연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녀석이 커서 아비의 존재가 그리워 질때 슬픔이 느껴질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친구 할머니의 경우는 호상이 십니다. 연세가 90이 넘으셨고 3년전에 며느리를 먼저 떠나 보내셨지요. 그 친구 집에 놀러 갈때면 항상 일만 하고 계셨고 그 친구가 장손이 었으므로 끔찍히 아껴주셨지요. 영안실에서 절을 하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의 영정의 모습에서 미소가 느껴졌습니다. 당신이 오래 사셨으며 이제 눈을 감으셔도 당신 할일을 다하셨기에... 주무시다가 편안히 돌아가셔서 인지 모르지만 펀안한 할머니의 사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신문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이 세명이 화재사고로 죽은 것인데, 어머니는 새벽에 신문배달을 나간 상태였고 아버진 경찰이어서 철야 경비근무 나가 집에는 아이들만 있다가 변을 당한 것 입니다. 주님, 이럴때가 가장 허탈합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이런 분들에게, 더군다나 아무 죄없는 아이들에게 이런 사고가 생기다니요...마음이 하루종일 울쩍 했습니다. 

 

또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올라 가려 하는데, 약간 정신 이상인 듯한, 체중도 100kg이 넘을 듯한 20대 후반 청년이 빌딩 엘리베이터에 털썩 주져앉아서 배가 고픈듯 불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경비 아저씨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셔서 인지 밖으로 그 청년을 내보내려고 실갱이를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청년도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그 청년의 아버지, 어머니가 무척 기뻐하셨을 텐데요... 세월이 흘러 어찌하여 이런모습으로 있는지, 그 청년의 부모님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요즘들어 세상을 산다는 것이 만만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주변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 특히 인생무상(?)도 느껴 지고요.

주님은 분명 저희에게 "얘야! 즐겁게 놀다가 오너라" 하고 이 세상에 보내셨는데 말입니다. 언제 부턴가,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라는 시에서 나오는 귀절 처럼,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소풍날 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적에 소풍날 즐거웠던것 처럼, 우리의 부모님도 "우리 아이가 소풍가서, 모처럼 즐겁게 놀다 와야 할 터인데..." 걱정 하시는 것 처럼, 우리 주님도 우리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놀다 오시길 바라실 것 입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는 소풍가서도 김밥도시락을 못 싸가지고 와서 빙빙 것 돌다가 "야, 이리와! 같이 밥먹자" 하면 금새 표정이 밝아져서 즐거운 소풍을 보내고 오듯,...

 

주님, 오늘도 이렇게 제가 살아 있슴에 감사 드리고, 오늘도 삶에 당당하고 더불어 갈 수 있도록, 살아 있는 자의 역할 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소풍날이 되도록 제몫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하나이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