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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듣는 마음"을 주소서!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18 조회수858 추천수4 반대(0) 신고
대림 제3주간 토요일(12/18)






    독서: 예레 23,5-8 복음: 마태 1,18-24 부계(父系)로 이어져 오던 어제의 족보는 요셉까지로 끝이 나야 마땅하다. 그 다음 예수는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것은 사실상 부계 족보에서는 단절되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예수가 요셉의 족보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 까닭을 오늘 복음은 설명한다. 요셉과 마리아는 정혼한 사이로, 그들의 풍속으론 이미 법적인 부부다. 법적 부부임에도 혼인식을 치르기까지 일년 동안 동거하지 않는 것 또한 그들의 풍습이다. 그러니 이 기간에 약혼녀가 아이를 잉태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그럼에도 요셉은 남몰래 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을 만큼 진중한 사람이다. 그무렵 요셉은 꿈속에서 천사의 전언을 듣는다. 마리아의 아기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었다는 사실. 또 그 아기의 이름과 사명을. 꿈에서 깬 요셉은 두말없이 아기를 아들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앞서의 끊어진 족보의 맥을 잇게 된 경위를 복음은 설명한다. "내가 다윗의 정통 왕손을 일으킬 그날은 오고야 만다." "그는 현명한 왕으로서 세상에 올바른 정치를 펴리라. .....'주님 우리를 되살려주시는 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부르리라." 오늘 독서의 말씀처럼 그분이 다윗의 후손으로 올 수 있는 것은 누구도 예상치못한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방법이었다. 그 엄청난 계획에 두말없이 순종함으로써 오시는 분에 대한 인간적 발판, 즉 합법적인 지위를 마련하고 있는 요셉. 뿐만 아니라 그는 헤로데의 살해 위험에서 아기 예수를 구출하고, 나자렛으로 돌아와 성년이 될 때까지 지켜주고 보호해주었다. 그 모두 역시 꿈속에서 나타난 천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행한 것이다. 말하기보다는 듣는, 의심하기 보다는 생각하는,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행동하는, 그리고 항상 꿈꾸는 요셉의 모습은 창세기의 성조 요셉과 너무나 흡사하다. 성조 요셉도 어떠한 상태에 처해있어도 늘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꿋꿋이 믿고 기다릴 줄 알았던 침묵의 사람이다. 재상의 자리에 올랐을 때에도 밑바닥 백성의 삶을 살피는데 게으르지 않았으며 나라의 재정을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었던 것도 늘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보디발의 아내의 누명을 쓰고도 침묵할 수 있었던 것, 자신의 일을 충실히 행하며 감옥 안에서도 때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 약속을 잊어버린 시종장에게도 불평없이 인내할 수 있었던 힘들은 모두 "야훼가 함께 있었다"는 구절과 연관이 있다. 이 구절은 요셉이야기에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구절이다. 그렇다. 인생의 어떤 시기에도 하느님이 함께 하심을 의식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그분의 말씀에 늘 귀를 기울인다는 것, 그리고 그 말씀대로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예수의 아버지 요셉과 성조 요셉의 공통점이다. 솔로몬이 왕이 된 후 하느님께 청한 것도 역시 ’듣는 마음’(공동번역; 명석한 머리)이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자’라는 뜻에서 솔로몬이 지자(智者)의 대명사가 되었듯이 성조 요셉도, 예수의 아버지 요셉도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주님, 오늘 저희에게도 요셉과 같은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자나 깨나, 꿈속에서나 무의식 속에서나, 당신의 말씀을 듣는 데에 익숙해지도록 ’듣는 마음’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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