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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리아의 노래’를 부를 자격이 있는가? (대림 제 4주간 수요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21 조회수1,247 추천수9 반대(0) 신고
 

                ‘마리아의 노래’를 부를 자격이 있는가? (대림 제 4주간 수요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20여년 전, 저의 유일한 낙은 직장에서 퇴근하는 길에 대구 계산동 성당에 들러 저녁기도와 성체조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성당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저는 어떤 신비스러운 합창에 매료되고 또 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조심스럽게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성당 앞쪽에서 수녀님 2분이 저녁 성무일도를 하시며 ‘마리아의 노래’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 귀에는 분명 수십 명이 합창하는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소리로 들려왔습니다. 이 ‘마리아의 노래’(루가 1, 46- 54)는 분명 저에게는 성소 즉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후 채 1년이 되지 않아 저도 모 수도회에서 저녁 성무일도중에 그 ‘마리아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성탄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우리는 정말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대구의 한 어린이가 장롱속에서 굶어죽었다는 소식을 말입니다. 더구나 그 어린이는 ‘척수성 근위축증’이란 선청성 불치병에 걸려있었는데 집이 하도 가난하여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어느 아저씨가 의료비가 없어 이마에 난 상처를 마취도 없이 자신이 실과 바늘로 거울을 보면서 짜집기 바느질로 해서 꿰맨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의 선우 경식박사님의 증언을 우리가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마음이 아파옵니다.


   저는 혼자 성당에서 저녁 성무일도를 하다, 마리아의 노래 중 이 대목에서 목이 미어져 더 이상 기도하지 못하고 울고 말았습니다.

  “배고픈 사람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그리고 갑자기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저희가 어릴 때 저희 7남매에게 당신 밥까지 다 나눠주시고 당신은 배가 부르다고 하시며 늘 물만 드시고, 또 사과도 그 속은 우리에게 주시고 당신은 늘 그 껍질만 드셨던 외할머니가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전도여행중 군중이 굶주리는 것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군중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먹도록 마을로 보내자’고 제법 똑똑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제안하는 당신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 15-16)


  성서학자들은 오늘 복음의 이 ‘마리아의 노래’가 나자렛 처녀인 마리아 개인의 노래가 아니라 초대교회 공동체의 신앙고백이자 체험가라고 합니다. 그들은 정말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마음을 설레었고 또 자신들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마음에서 배고픈 이들에게 자신의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누며 살았나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고 또 3년 전에 다음과 같이 보도된 평화방송을 보고 듣지 못했을까요? 가브리엘통신


                 <밥 굶는 노인, 아동 10만 넘어...>


  교회는 지금 은총의 성탄시기를 지내고 있지만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의 삶은 여전히 각박하고 어렵습니다. 특히, 정부로부터 점심과 저녁을 제공받아야 하는 노인과 아동, 청소년들이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웃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정부예산으로 점심을 지원받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8만9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18세 미만의 경우 미취학 아동 천여명이 점심과 저녁을 제공받고 있으며, 초·중·고교생 가운데서도 만 3천여 명이 저녁식사를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식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끼니를 걸러야 하는 사람들의 수는 전국적으로 10만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서울 지역 초·중·고교생의 경우, 올해 겨울방학 동안 점심식사를 지원받는 학생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났습니다. (2001년 12월 27일, 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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