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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날 때는 말없이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22 조회수1,061 추천수9 반대(0) 신고

 

 

떠날 때는 말없이


늘 자기 말을 잘 듣던 친구가 어느 날 말대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큰둥한 태도를 보여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혹시 상대방이 자기를 싫어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를 염려하는 것이지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

상담 론에서는 그런 태도를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덜 의존하고

스스로 일어서려고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첫째는 말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시시콜콜하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늘어놓던 내담자가

별 일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듣는 사람이 왠지 서운한 느낌,

이제 이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는 상담자와 대화하는 자세가 동등한 방향으로 변화해갑니다.

상담자를 필요로 하던 때에는 다소곳하게 경청하던 사람이

자세를 바로 세우고 눈을 마주보며 당당한 자세를 취합니다.

그래서 왠지 당돌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세 번째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네 번째는 언제나 자신 없어 하던 사람이 이제는 문제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어느 정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다른 문제에 당면하더라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의존적인 상태에서 벗어날 때

혹 섭섭함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부모자식 관계나 상담자내담자 관계나 친구 관계나 다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런 때에는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도

아 네가 이제 다 커서 독립하려는구나 하고 축하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자기의 서운한 마음에만 매달려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을 놓아 주지 않고 그냥 그 상태에 머물게 하려는

이기적인 나의 욕망 때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론은 그렇지만 정말 그런 놈이 있다면 싸가지 없는 놈인 겨.)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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