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키커요"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24 조회수1,464 추천수2 반대(0) 신고

 

며칠전에 유치원 애기들을 데리고 "스쿠루지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캐롤" 이라는 뮤지컬을 보러 갔습니다.

 

소극장이어서 배우들의 표정 하나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 유치원 애기들과 유치원이 아니 다른 유아교육기관의 어린이들과 함께 관람을 하였습니다.

 

사이드에 앉아서 보고 있노라니, 옆에 앉은 다른 유아교육기관의 어린이들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뒤에 앉은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앉으라고 말해도 들은척도 하지 않기에 손으로 어깨를 만지며 앉으라고 하자 그 어린이는 대뜸 저에게 정색을 하고 "아줌마, 만지지 마세요." 하고 경고를 하였습니다. 다시 뒤에 있는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앉으라고 하자, "커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놀랐습니다. 뒤에 앉은 친구들이 키가 크니까 자기가 일어서도 된다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나중에 몇살이냐고 물어 보았더니 5살이라고 하였습니다. 배우들의 춤까지 아주 능숙하게 따라 하는 어린이었습니다.

 

우리의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의 문제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가정에서든 유아교육기관에서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커녕  엉뚱한 핑계를 대며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아주 영악한 어린이를 보며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었는지 깊이 반성해야함을 통감하였습니다.

 

그 어린이들 좌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교사들은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을 안고 있는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지만 수수방관이었습니다.

 

오늘 밤에 가장 낮은자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순진무구함과 온유함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지 못한 우리들의 현실을 부끄러워하며 부모들인 우리들의 언행과 모습을 반영하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잘못시켜온 점을 인정하고 뉘우칩니다.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이 남에게 핑계를대고 투사하기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그리고 아기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닮도록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그러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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