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꾸는 사람 ♣
[마태 2,13-15.19-23]
박사들이 물러간 뒤에 주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어서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알려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하고
일러주었다.
요셉은 일어나 그 밤으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다.이리하여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헤로데가 죽은 뒤에 주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이미 죽었으니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
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가라” 하고 일러주었다. 요셉은
일어나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르켈라오가 자기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 왕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리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꿈에 지
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가서 나자렛이라는 동네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그를 나자렛 사람이라 부르리라’ 하신 말
씀이 이루어졌다.
꿈 이야기를 보니 야곱의 아들 꿈쟁이 요셉이 생각난다.
거 참 신기한 일치다.꿈쟁이 요셉과 꿈을 통해서 천사를 만난
예수의 아버지 요셉. 하지만 그 일치에 덧붙일 아무런 지식도
내게는 없다. 다만 신기할 뿐이다. 신기하다.
꿈은 잠이 들어야 들어갈 수 있는 세계다.잠들지 않고는 꿈을
꿀 수 없다. 잠이 든다는 것은 내 생각과 느낌을 다 내려놓고,
경험과 판단의 틀을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세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꿈은 주어지는 세계다.내 생각이나 경험, 가치관으로
만들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주어지는 세계인 것
이다. 꿈은 ‘꾼다’고 하지, ‘봤다’고 하지는 않는다. ‘
꾼다’는 것은 내 것이 아닌 것을 필요할 때 잠시 쓰고 돌려주
는 것이다.
꾼 것은 내가 사용할 수 있으나 내 것은 아닌 것이다. 돌려주
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한없는 하느님의
은총이 느껴진다.
하느님이 보여주시는 세계는 내 생각과 내 가치와 내 틀을
내려 놓을 때 볼 수 있다는 것,그리고 그 세계는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하는 것, 내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
나의 의나 나의 열매일 수 없다는 사실은 내게 겸손의
자리에 머무를 수 있게 하신다.
주님, 꿈꾸게 하소서. 내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당신의
세계를 볼 수 있게 하시며,당신의 세계를 볼 수 있음조차
은총임을 깨달아 알고 겸손하게 하소서. 아멘.
『야곱의 우물』 《매일성서묵상》에 나오는 12월 26일자
《새터 교회》 박 후임 목사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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