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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29) 그때 써둔 연극 대본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28 조회수1,144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4년12월28일 화요일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축일 ㅡ 요한1서1,5-2,2;마태오2,13-18ㅡ

 

      그때 써둔 연극 대본

                                  이순의

 

내가 섬에 살을적에 성탄공연을 위해 써둔 연극대본들이 몇 개 있다. 모두 공연이 된 작품들이며 쉽게 공개하지 못 하는 이유는 많은 자료들을 참고하고 동원한 이유이다. 저작권이라는 법이 있어서 상업적으로 도용이 된다면 그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순수목적의 굿뉴스에 그중에 한 편을 올려보고 싶어서 골라보았다. 오늘은 아기예수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순교를 해야만 했던 피의 축일이다. 주님 때문에 격어야하는 모든 것은 그 보상이 주님께서 얻어진다. 우리 한국교회도 주님의 은덕으로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본다. 이 연극대본의 내용 또한 주님을 드러내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빈다.

 

이승훈은 한국인 최초로 세례를 받으신 신앙의 선조이시며 순교하신 분이다.

 

 

              동방의 베드로 이승훈

                               이순의

                           

                ㅡ초등부 고학년 연극ㅡ

 

등장인물; 이승훈, 이 벽, 선비1,2, 중국인신부1,2, 그라몽신부,사또, 포졸1,2, 배경1,2, 단두대1,2,3,4,

 

1막

 

<배경1,2가 조선을 상징하는 격자무늬가 그려진 그림으로된 방문을 들고 그림뒤로 숨어 서 있다. 그 방문 앞에 이승훈과 이벽이 앉아있고 양쪽으로 선비들이 앉아서 글을 읽는다. 선비들은 어른 남자 한복 윗저고리만 입었고, 머리에는 검정색 켄트지로 만든 갓을 쓰고 앉아있다. 모두들 서학이라는 오래된 책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모두들 굵고 단단하며 확신에 찬 어투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승훈; 도대체 이 서학의 진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늘과 땅, 인간과 신, 우주만물의 임금이시며 왕중

        의 왕이시고,인류공통의 아버지시며, 비와 이슬을

        내리시고, 작은 풀로부터 큰 나무에 이르기 까지...

        생명의 근원이시라!

이 벽; 성교를 믿고, 그 규칙을 지키는 사람은 임금을 존경

       하고 부모를 공경하며, 다른 사람을 자기와 같이

       사랑하여야 한다.

선비1; 그 뿐인 줄 아나?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조상의 제사를 금하면서,

       죽은 부모의 영혼을 구하는 기구가 있고!

선비2; 양반 쌍놈이 구분된 이 땅에서 될 법이나 하는 말

       인가? 더구나 제사를 금한다니?

이승훈; 어찌 되었든 참으로 신비로운 성교일세!

이 벽; 이것으로는 부족하니 서책을 더 구해 보아야하지

       않겠는가?

선비1; 무엇보다 빈부귀천이 만연한 이 땅에서 얼마나 바람

       직한 성교인가? 우리가 먼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아랫것들을 공경해 주고, 가르침 대로 살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모두 일어나 책을 들고 이승훈과 이벽은 무대 왼쪽으로 선비1,2는 무대 오른쪽으로 각각 나간다. 이벽과 이승훈이 집에 돌아가는 길에 길동무를 하며 무대 왼쪽에서 걸어나온다.>

 

이 벽; 이보게 승훈이!

       이번에 부친께서 사은사 서장관으로 북경에 가신다고

       하던데 자네가 따라가서 서책을 더 구해오는 것이

       어떻겠나?

이승훈; 그렇지 않아도 아버님께 사정하여서 북경에 가기로

        했네.

        <굳은 결심을 하며>이번에 가면은 입교를 하고 올

        걸세!

이 벽; <결의를 다지며>자네가 북경에 가는 것은 천주의 뜻

       일세! 인간이 죽느냐 사느냐, 영원토록 행복하느냐

       불행하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가 자네 손에 달려있

       네! 이 나라 백성과 후손대대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다녀와야하네.

 

<두 사람이 무대 오른쪽으로 사라진다.>

 

2막

 

<배경으로 들고있던 조선의 격자 무늬문을 돌려서 뒤쪽에 그려진 중국의 붉은색 팔각무늬문 그림으로 바꿔 들고 배경이 중국의 방안임을 알린다. 문 앞에는 작은 탁자가 놓여있고 그 위에 성수와 영대가 준비 되어있다. 성서와 묵주 십자가도 놓여있다. 무대 중앙에는 신부님 세 분이 서서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대 가장자리에는 이승훈이 극진한 자세로 머리를 숙이고 서 있다. 사제들은 검정색 켄트지로 로만카라를 만들어 목에 두르고 앞 가슴쪽으로 넓은 검정켄트지를 로만카라에 이어 늘어뜨렸다. 이승훈의 반대편에는 말 모양의 두꺼운 켄트지 그림이 있다. 그림말에는 머리와 꼬리를 연결하는 긴 끈이 달려있다.>

 

중국인 신부1;<중국사람 같이 말한다.> 

       조선이라는데서 이승훈이라는자가 세례를 하겠

       다고 찾아와서 버티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중국인 신부2;<중국사람 같이 말한다.> 

       그 사람에게 영세를 주기에는 그 사람의 교리

       상태가 너무 빈약하지 않은지요?

그라몽신부;<서양사람 같이 말한다.> 

       선교사도 없이 자기들끼리 천주학을 공부하고

       익혀서 세례를 받겠다고 찾아 온 나라의 백성은

       저 사람이 처음이 아닐까요? 

중국인 신부1;<단호하고 완고하게> 

       그렇지만 교리가 약하면 모순을 낳게 되는

       법입니다.

그라몽신부: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질 않는지요? 나는 저 사람에게 세례를 줄

       뿐만 아니라 조선이라는 나라에 하느님의 뜻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라몽 신부는 두분 신부님 앞에서 이승훈을 들어오게 하고 영대를 두른뒤 세례를 집전한다. 두 분 신부님들은 세례를 집전하도록 성수를 들어주며 거들어주고 강복을 줄 때도 손을 들어 참여한다.>

 

그라몽 신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제부터

       이승훈은 조선의 반석 베드로로 다시 태어 났습니다.

 

<이승훈은 세례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 순종하여 감사의 예의를 갖춘다. 옆에 서 있던 신부님들은 성서와 십자가와 묵주등을 이승훈에게 준다.이승훈이 말을 가랭이에 끼우고 끈을 어깨에 걸치고 받은 성물들을 들고 무대를 뛰어다닌다. 신부님들은 세례대를 밀고 사라지고 배경으로 서 있던 중국의 팔각문양 그림은 다시 돌려서 조선의 격자문양으로 바꾸어 든다. 이승훈이 기쁨에 넘쳐 말을 타고 귀향한다. 이승훈이 조선에 도착한다. 이벽이 무대 오른쪽에서 나온다.>

 

이승훈; 이보게. 이벽!

       나는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네.

       이렇게 귀한 성물과 책을 가져오지 않았는가!

       모두가 천주님의 은총과 자네의 덕택일세.

 

<말을 벗어서 내려놓고 가운데로 와서 선비들처럼 앉으며 성물들을 펼쳐보인다.>

 

이 벽;<성서책을 한 장 한 장 펼쳐 보다가>

      참으로 참되고 위대한 가르침일세.

      천주께서 이 나라의 모든 백성을 불쌍히 여기며,

      우리에게 영원한 삶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우리에게 주신 이 모든 은혜를 천주와 똑 같이

      만민에게 베풀며 살아야 한다고 하네!

이승훈; 그것이 곧 천주의 명령이라고 하니 우리는 넓게

      이 복음을 전해야 하지 않겠나?!

 

3막

 

<가운데 의자가 놓여있고 사또가 위협적인 자세로 앉아있다. 포졸 둘이 양쪽으로 서 있다. 사또의 검정색 켄트지 갓에는 꿩털이 꽂혀있고, 턱 밑으로 수수깡 구슬이 색색으로 길게 늘어뜨려져 있다. 손에는 작은 봉이 쥐어져 있고 화려한 실이 치렁치렁하다. 포졸들은 황토색 쌀푸대 종이로 만든 갓 모양의 초랭이를 머리에 썼고 손에는 삼지창을 들었다. 삼지창으로는 켄트지 삼지창에 은박지를 쒸워 긴 대막대에 연결하여 만들었다. 다른 한 쪽에는 단두대가 있다. 단두대는 가로1미터 세로 30센티의 쌀푸대 종이 두 장에 각각 한 쪽에 칼날부분을 정하고 마주보게 하여 역시 그 부분에 가로 1미터 세로 5센티의 은박지를 붙여서 칼날을 표시했다.>

 

사 또; <봉을 들어서 명령을 내린다.>

       천주학인가 뭔가 하는 자들이 세상을 혼란하게

       해서 모조리 잡아들이라는 엄명이시다.

 

<포졸들이 고개를 굽신하고 물러 나오고 무대를 돌아다닌다.>

 

포졸1; 그 놈의 천주학쟁이들은 양반 쌍놈이 구분이

       안 되어서 양반 집을 털면 쌍놈 집으로 피하고,

       쌍놈 집을 털면 양반 집으로 피해서 알다가도

       모를 놈들이여.

포졸2; 그것이 평등이락허든가?

       <귓속말 처럼 손을 가리며> 내가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는디 한 건 올리는데 협조를 해 보것

       는가?

포졸1; <허벅지를 처 보이며> 횡제 하것네 그려?

 

<포졸 둘 이 무대 뒤로 사라지고 포박한 이승훈을 끄집고 나온다. 사또 앞에 무릎을 꿇려 앉힌다.>

 

사 또; 죄인 이승훈은 듣거라.

       사교는 부모의 은혜를 배반하는 것이므로 조정

       에서는 이를 엄금하고 있는데 너는 어째서

       그것을 믿느냐?

이승훈; 그렇소.

        나도 부모의 은혜를 배반하지 않으려고 천주님을

        세 번이나 배반하고 성물을 불에 태웠었소.

        그러나 난 깨달았소.

        영혼은 구원 받을 수 있으나 육체는 힘없는 시체  

        밖에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소.

        천주교회에서는 산자뿐만 아니라 죽은자를 위한

        기도가 있고, 그들의 영원불멸을 비는 은총이 있는데

        어찌하여 부모와 조상의 덕을 배반한다고 하겠소?

사 또;<비꼬며> 너는 너 혼자서 떠들지만 누가 너의 말 하는

        바를 인정하겠느냐?

이승훈; <우렁차고 확신에 찬 음성으로> 하느님은 전능하시고

       한 없이 착하시며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내가 하느님을 숭배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지금 이

       순간도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사 또; <체념조로> 마음을 다시 고쳐볼 생각은 없느냐?

이승훈;<선포하듯이>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내 영혼의 복을

       주시는 천주를 믿소.

       그 천주안의 진리를 배반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소.

사 또; <격분에 차서>지독한 천주학쟁이들!

       <벌떡일어서며 봉을 들어 명을 내린다.>

       저자를 죽이도록 하라.

 

<포졸1은 칼을 들고 달뛴다. 단두대1,2가 하단을 양 쪽을 잡고 무대 중앙에 앉아 몸을 웅크린다. 단두대의 아랫 부분이 칼 날을 하늘을 향해 선다. 단두대3,4가 윗 부분을 잡고 아랫날 위 쪽에서 칼날을 아랫쪽으로 행해서 잡고 서서 곧 내려칠 자세를 하고 선다. 포졸2가 준비가 끝났을 때 이승훈을 잡아다가 단두대의 아랫부분에 엎드리게 한다. 단두대가 종이라서 찢어지지 않도록 이승훈은 목을 걸쳐 놓는다.>

 

이승훈;<엎드린 자세로 외친다.>

      천주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주님! 저들을 용서하소서.

 

<징소리가 꽝 나면서 위에 들고 있던 단두대의 윗 부분이 세게 아래로 내려온다. 이 때 들고있던 단두대1,2,3,4도 눈을 부라린다.단두대의 상판이 종이라서 구겨지므로 목을 누르면 찟어져 효과가 적다. 목 까지 내려 오기만 하고 이승훈이 쓰러진다. 모두가 일시정지 자세를 한동안 유지한다.>

 

                 ㅡ끝ㅡ

 

컴퓨터가 없었던 섬에서 써 놓은 대본을 큰 올케언니께 보냈다. 워드로 치게 하고 여러 권으로 복사를 해 주시라고 부탁을 했었다. 대본이 이 한 권이 아니었고 저학년, 중등부, 또 인형극 대본까지 얼마나 힘이든 노력이었는가?! 다시 한 번 새 언니께 감사를 전하고, 우체부님들께도 감사를 전한다. 더불어 지금쯤은 어엿한 청년으로 자랐을 섬마을의 소년소녀들께도 수고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와서 보아주신 교우들과 공소회장님부부께도! 또한 인형극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학사님이셨던 김영수 신부님과 주임신부님이셨던 정형달 신부님께서 모든 것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모두가 감사로 이루어진 섬 생활이었다. 추억은 소중한 아름다움인 것 같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굿뉴스께도 감사드린다. 모두들 행복 하십시요. 신앙의 선조들을 찬미하며,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ㅡ아멘ㅡ   

 

ㅡ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박사들에게 알아 본 때를 대중하여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마태오2,13-18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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