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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은총 속에 나를 맡기면...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30 조회수1,076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탄 팔일축제 내 제6일 목요일(12/30)


    독서: 요한 1서 2,12-17 복음: 루가 2,36-40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성장의 단계를 밟아나간다. 구세주의 탄생이라고 예외는 아닌가보다. 아기가 소년이 되고, 소년이 청년이 되고, 청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그 과정 속에서 날로 몸도 튼튼히 자라고 지혜도 풍부해지는 것이다. 한 인간이 큰 인물로 자라기 위해서는 그 자신의 탁월한 능력은 물론이지만 부모와 사회의 교육적 뒷받침과 환경이 따라 주어야하는 것이다. 그것을 모르지 않을 복음사가는 그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구세주 아기 예수도 이럴진대 평범한 우리들이야 더 말할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연말이라 그런지 TV에서는 불우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소개되고 있다. 어떤 부모님은 "오늘 우리 아들이 두발짝이나 걸었다"며 좋아하셨다. 그 아들은 갓 걸음마를 배운 아기가 아니라 교통사고로 척추장애를 입은 건장한 아들이었다. 단 두 세걸음을 걸었다고 좋아라 눈물 흘리는 어머니. 우리들은 오늘 몇걸음을 걸었는가?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안한다고 보기만하면 한숨 짓던 울 시누이. 바로 앞 집에 뇌성마비 아이가 이사를 왔다. 그 부모님을 보며 자기 아이에게 상처 준 일을 후회했다. 그래도 비뚤어지지않고 명랑하게 잘 자라준 아이에게 감사했다. 우리는 건강한 자식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남편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 남들처럼 보태줄 형제도 부모도, 뜯어갈 친척도 없는데도 왜 여태까지 집 한칸 마련한 것 밖엔 없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것이 대단한 것 아닌가.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처자식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고 등 따습게 재워주고 있으니 그게 바로 큰 일이 아닌가. 우리는 왜 매일 자기 자신을 비하하며 사는가? 이제까지 고락도 많았지만,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풍족하진 않지만,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아갈 것이다. 이제까지 하느님의 은총인지 모르고 살아왔던 사람은 오로지 자기의 힘과 재주로 살아왔다 생각하는 사람은 늙어가는 자신의 나이와, 떨어져가는 자신의 힘과 흐려져가는 자신의 지혜와 시대에 뒤떨어져가는 자신의 감각에 점점 불안하고 당황하고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항상 하느님의 은총에 의탁하고 살아온 사람은 비록 귀가 어둡고, 눈이 침침하고, 지혜와 감각이 옛날같지않아도 하느님 안에서 영적으로는 더욱 성숙하고 있음을 느끼리라. 오늘 84해를 하느님 곁을 밤낮으로 떠나지 않고 섬겨왔던 안나처럼 영적으로 깨어있는 예언자의 모습이 되리라. 작고 연약한 아기 예수 안에서 구세주를 알아보는 영안이 열린 안나처럼 우리의 작고 보잘것 없는 삶 안에서도 구세주를 만나리라.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잘 영글어가며 지혜가 풍부해진다는 오늘의 말씀. 하느님 안에서 우리의 나이는 지금 몇 살쯤 될까?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도다."(요한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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