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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펠리치타할머님, 만세!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30 조회수754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가를 안테나로!

오늘 병원미사에서 "혹시 오늘 복음의 안나예언자처럼 연세가 84세이상되시는 분, 손을 들어보시라"고 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교우들에게 90세가 넘는 고령인데도 불구하여 열심히 전교하시는 할머니 한분을 소개하겠다고 하며, 전에 올렸던 아래의 펠리치타할머님을 소개해드렸습니다. ^^* 가브리엘통신                              

 

                                           <펠리치타할머님 만세!>

 

  얼마 전에 이해인수녀님의 모친이신 펠리치타할머님을 방문했습니다. 마침 할머님의 시누이 두 분과 와 막내 동서이신 세실리아님께서도 와계셨습니다. 올해 92세가 되셨다는 펠리치타 할머님는 적어도 20년은 더 젊어보이셨습니다. 할머님은 6.25때 남편이 행방불명이 된 상황에서도 4남매(3녀 1남)를 잘 키우셔서 딸 2명은 수녀로 하느님께 봉헌하셨습니다. 할머님의 둘째 딸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해인 수녀님이시지요. 아마 따님이신 이수녀님의 표현대로 수녀님의 시를 쓰는 재능은 엄마의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됩니다.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친절하게도 그 옛날 영세를 받으셨던 상황을 잘 설명해주셨고 수녀들을 낳으실 때의 태몽이야기, 자녀들 이야기, 그리고 신앙생활, 봉사활동의 삶 등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는 수년 전에 펠리치타 할머님을 가끔  후원회 미사에서 뵈었었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하시는 할머님인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다음에 할머님을 뵐 때는 꼭 캠코더나 녹음기를 준비해야되겠다는 생각과 그 옛날 성모님께서 사도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실 때의 상황을 할머님을 만나면서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할머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만약 할머님께서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수녀가 되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할머님께서 영화 ’왕중 왕’이라는 영화를 보시고 입교를 해야되겠다는 결심을 하셨고, 위독한 시어머니를 위해 교회서적을 구해드릴려고 백방으로 찾아다니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방문등...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펠리치타 할머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그분의 글을 모셔드립니다. 가브리엘통신

 

"...이집으로 내가 시집을 온 것이 열 아홉 살, 그때부터 20년 동안은 정말 남부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시동생 셋에다가 시누이가 둘, 육남매의 맏이한테 시집온 맏며느리였으니 고생은 좀 했지만 고생을 고생인 줄 모르면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을 비롯한 이 집 식구들의 착한 심성 때문이기도 했지만요, 그보다도 사실은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깊은 데가 있으신 시부모님 덕분이었습니다.

  그분들은 그 시절에 상상도 못할 만큼 신식 생각을 갖고 계신 특별한 어른들이셨습니다. 특히 우리 시어머님은 예사분이 아니셨지요.

  시집온 지 사흘 째가 되던 날 몹시 긴장해 있는 나를 불러 앉히시고 해주신 말씀은 이날 이때까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얘야, 고부간에 사이 좋기가 어려운데 왜 그런지 아니? 그건 서로가 남이라고 마음먹기 때문이야. 그저 내 딸이거니 내 친어머니거니 이렇게 서로 믿고 살면 피차 흉이 안 보일 텐데 말이다. 우리만은 그렇게 한번 살아보지 않으련? 나는 자신이 있는데 너는 어떠냐?’

이 말씀을 듣고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워서 나는 그만 눈물이 막 쏟아졌지요. 그후 우리 고부간은 정말 그렇게 살았답니다. 그런 훌륭한 시어머님이 오래 사시지 못한 게 한입니다..."

 

"뜻밖의 많은 사람들이 병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본다. 병이 깊을수록 환자의 마음은 대개 순진한 어린애와 같아진다. 뒤늦게나마 자비하신 주님 앞에 머리를 숙이고 애절하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과 함께 나도 기도를 올리게 된다. ’누구나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과 같이 누구나 현세에서 겪는 고통의 시간들을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순명과 겸손으로 극복해나가야겠다..."

 

"성모여

제곁에 항상

머물러 주소서.

 

미약한 당신의 딸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당신께 바쳤지만

더러더러 약해질 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 떠난 지는 수십년인데

아직도 감감한

그 양반 소식이

그래도 행여나 싶어

일구월심 기다리다

가슴에 멍이 들었습니다.

 

이상처가

제겐 너무 아픕니다.

 

성모여

상처를 매만져주시든지

아니면 제발

인내의 덕이라도

길러주소서."

 

"주여

당신 앞에 두손모아

기도할 때마다

손이 떨립니다.

 

새삼스러운 부끄러움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겸손보다는 교만으로

덕행보다는 잡스런 욕심으로

잠깐씩

당신을 잊게 됩니다.

 

통회하오니

성령의 빛을

내려주옵소서.

 

시들시들해지는

영혼에 물을 주시고

잡념의 잡초들일랑

깨끗이

낫질해주옵소서.

 

당신 앞에

다시 무릎꿇고

간절히 비옵니다."

 

"왕중의 왕이신 구세주 예수님,

자비의 손길로 성령 사랑 안에 특은을 입어

생명의 불이 꺼질 때까지 당신의 종으로 종사하게 도와주소서.

오랜 세월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이제야 신앙에 눈을 떴나이다.

구원은 주님의 은혜이며 구원은 그리스도께로부터이오니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하소서..."

 

    (’김 펠리치타, 우리 어머니, 우리 할머니’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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