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230) 예수천당 불신지옥 때문에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30 조회수1,123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4년12월30일 목요일 성탄 8일축제 내 제6일ㅡ요한1서2,12-17;루가2,36-40ㅡ

 

        예수천당 불신지옥 때문에

                                            이순의

 

 

지구의 한 쪽!

인도양의 한 부분인 뱅골만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천국들이 통탄의 땅으로 변하여 1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사상자로 누워있다. 지진의 참상으로 손꼽히는 휴양지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전락했다. 뉴스에서는 연일 처참한 사진들로 그 단면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만여개에 달하는 힘이라고 하니 감히 사람의 생각이나 상상으로 짐작하기도 어렵다.

 

놀란 가슴에 인도네시아의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해 보았다. 다행히 전화를 받았다. 내쪽에서 먼저 '목소리 들려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말았다. 언젠가 친구는 인도네시아에 놀러오면 나를 푸켓으로 인도하겠다고 했었다. 그곳에 다녀 올 만큼 내가 생활에 여유가 있어질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언젠가는 다녀와야 할 것 같은 인상의 아름다운 곳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다녀오지 못 했는데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TV뉴스도 신문기사도 긴장을 하고 안타까워 하며 읽고 있다. 그런데 어제 참 기가막힌 일이 발생했다. 평소에 지적이고 괜찮은 인상에 좋은 이미지를 가졌던 분과 뱅골만의 참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으로 현재 지구의 고통을 나누고 싶어 화재거리를 내어 놓았다. 너무나 뜻밖의 일사분란한 구호같은 대답에 망연자실 하고 말았다. 나원참 별일도 다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렇다고 생각을 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예수천당 불신지옥! 그쪽은 전부 천벌을 받은거예요. 전부 이교도에 불교국가라서 예수님이 저주를 내리신거예요. 그렇지요? 스리랑카 그쪽으로 전부 불교국 맞지요? 하나님이 알아서 다 벌을 주신답니다. 잘된 일이예요."

나와 내 아들은 그 짧은 문장에 그분께서 평소에 다지고 계시던 모든 좋은 것들이 상실 되어버렸다. 아직 생각이 짧은 소년 내 아들이 먼저 일침을 쏘아버렸다.

 

"실망이예요. 지금까지의 좋은 인상들이 전부 다 박살이 났어요.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세요?"

나는 수습을 해야하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내 아들은 그 자리에 앉아있기조차 싫은 눈치였다. 젊은 혈기의 정의감이 상종하기도 싫었을 것이다. 그래도 어른인 엄마의 지혜는 그렇게 단절되어서는 안된다는 번개같은 생각이 스쳤다.

 

"우리가 진짜로 그리스도를 믿고,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했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말을 하시면 안됩니다. 그리스도는 인류를 죄악으로 밀어넣으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살리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런 예수가 저들이 불교국가라고 해서 저주를 퍼부어야 한다면 십자가 형틀에서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범죄에 저주를 내리시지 뭐 하려고 당신 친히 죽으셨겠습니까?

 

그리스도교는 구원의 종교이지 저주의 종교가 아닙니다. 더구나 성부께서 천지를 주관하신다고 믿는 그리스도인은 불교국에 있는 모든 백성과 지구상의 모든 이교도들까지도 하느님 아버지의 백성이라는 확신을 가져야합니다. 그리스도인 스스로 불교인이나 이교도들을 배척한다면 그리스도인이 믿는 성부께서는 천지의 창조주가 되실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만의 창조주로 전락하게 됩니다.

 

정말로 우리가 믿는 성부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믿는다면 모든 이교도들과 불교인뿐만 아니라 무신론의 백성들을 한 형제요 한 가족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로 함께 구원의 반열에 들수 있도록 복음을 전해야하는 몫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습니다. 주님은 이교도들에게 저주를 내리시려고 우리에게 당신을 믿으라고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뱅골만의 참상은 이 지구가 살아있기 때문에 생긴 참상입니다. 지구가 굳어있다면 자연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인간은 존재하지 못 할 것입니다. 지구가 살아서 운동을 하고있는 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도 갈라질 수 있습니다. 뱅골만의 참상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운명인 것입니다.

 

다만 지진이 발생하고 파고가 육지에 도착하기까지 1~2시간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왜 강대국들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가? 이며 또한 대피시키는데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야합니다. 지구운동의 재난은 저주가 아닙니다. 죄악에 대한 형벌도 아닙니다. 신께서 창조하신 땅 어디에서나 인류는 에덴의 동산을 가꾸며 살 수 있습니다.

 

단지 그들이 가꾼 에덴의 땅은 그곳이었고 바다의 중심인 자연의 위험지대에 태어났을 뿐이며, 우리가 가꾼 에덴의 땅은 이곳이었고 단지 그곳보다는 대륙의 안전한 곳에 태어났을 뿐입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을 구하지 못해서 또 피를 흘리실텐데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그들을 저주의 대상으로 본다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한낱 지푸라기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천지의 창조주 성부와 구원자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힘의 원천이신 성령의 도움이 그곳에 내리시기를 기도해야합니다. 더구나 사람들의 마음이 그곳을 위해 열리고, 도움의 손길을 뻗으며, 또한 무고한 희생의 영혼들이 떠돌지 않고, 안주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인 다운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이 인간의 마음과 같다면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을 이유가 없습니다.

 

인간처럼 예수천당 불신지옥과 같은 구분의 예수라면 우리가 기쁜소식인 복음을 전파할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지금 당신께서 이교도들에게 내린 참상이 예수의 저주라고 한다면 저렇게 많이 떠도는 영혼들의 저주가 이미 당신에게 내리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무사한 이유는 그 영혼들의 위로가 주님이시며 죽은 그들이 당신을 저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그들에게 저주라느니 신의 보복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 예수를 욕되게 하지 마십시요.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우리처럼 속이 좁은 신이 아닙니다. 주님은 지구 인류의 산자 뿐만 아니라 죽은자와 다시 태어날 모든 생명 뿐만 아니라 우주만물까지도 주관하시고 그 하나하나의 생명들을 기억하시는 위대한 유일신이십니다. 오늘 당신에 대한 모든 이미지가 상실되었습니다. 그 한마디로 당신의 품격이 다운(Down)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이 믿고 우리가 함께 믿는 유일신 창조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예수도 천당 불신도 천당입니다. 그 일치의 몫을 위해 쉬지 않고 복음적 삶을 살아야 할 사람들은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인류를 편가르기 하지 마십시요. 그것은 종교의 오류를 낳을 뿐입니다. 발에 체이는 돌맹이 하나도 아버지의 창조물로서 그곳에 있어야하는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하물며 당신의 모상대로 만드신 인류에게 저주의 폭풍을 내리시다니요?

 

그곳이 에덴이라고 살으신 분들의 죄가 아닙니다. 지구가 살아서 용트림 한 번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인간에게 우주만물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다면 인류는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도왔어야 합니다. 그러나 최선을 동원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그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책임은 분명히 하늘에서 받을 것입니다. 하늘의 저주는 순식간에 참상을 당한 그 백성들에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돕지 않은 그리스도인이나 정보를 쥐고도 나누지 않은 강대국들에게 내리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또 그리스도는 그 모든 사실들을 이미 용서하셨을 것입니다.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너무나 엄청난 지각운동을 방어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간들만이 지지고 볶고 아웅다웅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믿는다면 나로 인해서 그리스도께 욕되는 언행을 삼가하는 것도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기도와 헌금만이 그리스도인의 모범이 아닙니다.

 

항상 명심하십시요. 주님께서는 죽이시는 분이 아니라 살리시는 분이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요. 주님께서는 모든인간을 위해 죽으셨지 그리스도인만을 위해 죽으신 속 좁은 구원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요. 주님께서는 저주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사랑을 주신 구원자이시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그분은 나의 설교(?)를 듣고 말씀하셨다.

"이미 나의 이미지가 다운(Down)되었는데 다시 회복시킬 방법이 없겠지요?"

"네! 저는 인간성의 한계를 지닌 나약함이 있어서 예전의 이미지로 원상복구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의 속까지 보고 계셨으므로 당신에 대해 결코 실망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의 겉과 속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과 생각 모두를 알고 계시는 분! 그래도 나를 용서하시고 사랑하시는 분!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신 분! 그런 분을 나의 좁은 식견으로 욕되게 하지 말읍시다. 정말로 욕되게 하지 말읍시다. 그분은 바다보다 넓고 하늘보다 높으며 땅 속보다 깊으신 분이니까요. 혹시라도 성직자의 입으로 저주의 그리스도를 말한다면 그 교회에 나가지 말으십시요. 그것은 오류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승인지 저승인지도 모르고, 갑작스럽게 당한 시련에 썩은 육신을 찾아 해매고 있는 영혼이 있다면 어서 빨리 주님의 곁에 안주할 수 있도록 기도해 줍시다.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힘은 영혼들의 평화를 빌어주는 것뿐입니다. 개신교회는 죽은 영혼들을 위한 기도가 없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그 영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그분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참으로 그리스도교회의 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이 세대 그리스도인들의 이기심은 천국조차도 매수하려는 것은 아닐까? 라고 짐작해 보았다. 중세 종교의 부패로 떨어져 나갈 때는 자신들만은 부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먼저 알았어야 할 것이 있다. 개혁된 그리스도 종교인들도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는 것을!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깨달음의 인간이 성현이 될 수는 있으나 그를 따르는 후대의 사람들 조차 깨달음을 면제 받는 것은 아니었다. 후대의 사람들이 자기 몫의 깨달음을 깨우쳐 가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는 것을 알았어야한다. 다양해져버린 그리스도 종교의 일치를 이루지 못한 첫째 책임은 가톨릭에게 있다. 우리 가톨릭은 변질되어가는 그리스도 정신들을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과 기도와 실천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는 인류전체의 구원자로서 유일하신 분이시기 빼문이다. 

 

<주님! 뱅골만의 모든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을 비나이다.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ㅡ아멘ㅡ>

 

ㅡ사랑하는 자녀들이여,여러분의 죄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용서를 받았기 때문에 나는 이 편지를 씁니다.요한1서2,12ㅡ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