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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기 예수님을 웃게 하는 자는...(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31 조회수1,027 추천수5 반대(0) 신고
 

                     아기 예수님을 웃게 하는 자는...(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성탄에 이어 이번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도 토요일입니다. 달력에는 빨간색 신정휴일이어서 병원은 휴무이지만 교회력으로는 대축일이어서 병원미사와 봉성체는 주일처럼 해야 하는 관계로 저는 오전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제이면서도 아직도 휴일휴무에 미련(?)을 둔 저는 진정한 사제가 되기엔 한참 멀은 것 같습니다.^^* 은혜로운 성모님 축일을 맞이하여 그동안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만든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와 전에 로마에서 쓴 글을 다시 퍼드립니다. 가브리엘통신.


  <한번은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안고 모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기 예수님이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모님은 예수님을 달래다 수사님들께 이런 제안을 합니다. “누구든지 아기 예수님을 웃게 하는 자는 내가 큰 상을 내리리라”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맨 먼저 외국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은 권위적인 원장님이 아기 예수님에게 육화에 대해 강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아기 예수님은 듣기 싫다는 듯 더욱 크게 울었습니다. 다음은 외국에서 성음악을 공부한 수사님이 그레고리안 성가를 불렀습니다. 그러자 아기 예수님은 그 성가에 맞추어 더 크게 울었습니다....이렇게 그 수도원의 모든 수사님들이 각자 재주껏 예수님을 웃게 하려고 애를 썼지만 허사였습니다. 마침내 원장님은 성모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 수도원에서 제일 막내인 곡예사출신의 어느 수사님이 막 설거지를 끝내고 성당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은 그 수사님의 재능을 무시하고 그 수사님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수사님에게도 한번 예수님을 웃게 해달라고 자애로운 눈길을 보내었습니다. 그러자 그 수사님은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긴 수도복 주머니 안에서 공을 몇 개 꺼내어 공을 던지고 받는 재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수사님들은 픽하고 냉소를 보내기도 하고 아예 시선을 딴 데 두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여태 그렇게도 울던 아기 예수님은 그 공이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마침내 손벽을 치며 좋아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침내 성모님은 흡족한 듯 그 수사님을 바라보면서 약속대로 큰 상을 내리겠다고 하시며 선물을 주시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수사님이 늘 가지고 다니며 놀던 공으로 엮은 묵주였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인즉,


  “원장님, 수도생활을 하는 여러분은 여러가지의 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이란 공은 고무공이어서 땅에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 오릅니다. 하지만 청빈, 정결, 순명, 그리고 형제애라는 공은 유리공이어서 땅에 떨어뜨리면 상처를 입거나 깨어져버립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고무공인 일을 유리공인 복음삼덕과 형제애보다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이 유리공들이 다시는 떨어져 깨어지지 않도록 기도와 사랑, 그리고 평화의 사슬로 묶은 이 유리공 묵주를 이 수사님에게 상징적으로 선물로 드립니다. 이 수사님은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재주를 아주 겸손한 마음으로 그리고 최선을 다해 아기 예수님께 보여드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오색 무지개 빛깔의 아름다운 유리공 묵주를 아기 예수님께 보여드리고 강복을 받아 그 수사님에게 선물로 주고 나서 아기 예수님을 안고 다시 어디론가 급히 사라지셨다...>


  

                         <성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금년에는 구정 연휴에 루르드의 성모님 발현 축일(2월 11일)이 있어서 그런지 성모님에게 맨 먼저, "성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하고 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귀성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뉴스 보도를 들으면서 성모님께서 우리를 학수고대하고 계시는 천국에는 언제나 저런 행렬이 생길까? 하고 ’하늘나라의 귀성행렬’도 생각해봅니다. 그러자 문득 작년 연초에 터어키에 있는 에페소의 성모님 집에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던 일을 떠오릅니다.

    유럽 성지 순례중이었습니다. 당초 에페소 순례는  1월 4일경으로 계획이 되어 있었는데, 문득 새해 첫날이자 세계 평화의 날, 그리고 천주의 모친 대축일인 1월 1일에 에페소의 성모님 집에서 세배(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원들에게 제안하니 모두가 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와 전세버스 기사는 일정(호텔 예약 등)이 다 잡혀져 있고, 코스를 변경하면 기름값, 기사 수고비등을 더 주어야 한다고 해서 잠시 긴장이 오고 갔으나, 결국 그들은 우리의 웃돈(?)에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른 아침에 호텔을 나와 여러 시간을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드디어 사도 요한이 성모님을 모시고 사셨다는 에페소 산위의 작은 집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정오가 다 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이 세계적인 성모 성지이고 오늘이 성모님 축일인만큼 너무 늦어 저희가 이곳에서 미사를 드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곳의 순례객은 우리를 포함해서 아주 적은 수의 순례객들만 있어, 다행히 그들과 함께 성모님 집에서 미사를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화창하기만 하던 날씨가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로 변하여 미사 도중에 정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제대 위에 초가 있어 계속 미사를 드릴 수가 있었지만 미사 내내 그 사태(?)를 이해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영성체 후, 침묵 속에서 그 사태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순례객들에게 강복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 이 폭우는 성모님께서 그동안 참으셨던 반가움의 눈물인 것 같습니다. 그 옛날, 사도들이 박해을 피하여 몰래 성모님께 인사를 오셨을 때, 얼마나 성모님이 반가와하시고 고마와하셨겠습니까?  새해 첫날, 먼 한국에서 순례객들이 새해 인사를 와서 성모님께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이 폭우는 세계 평화를 위해 성모님께서 앞으로 흘리셔야 할 눈물인 것 같습니다. 루르드의 기적수가 바로 죄인들의 회개와 병자들의 치유를 위해 흘리시는 성모님의 눈물인 것처럼 말입니다."

   금년에 우리가 성모님께 세배할 때 성모님께서 흘리시는 눈물은 반가움과 고마움의 눈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성모님께 신정, 구정때 세배(묵주기도 등)를 하지 못하신 분은 성모성월에라도 꼭 세배를 하시길 바랍니다.  <로마에서 가브리엘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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