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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리적 지옥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04 조회수1,38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심리적 지옥

 


우리가 신앙생활에 입문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죄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 차례에 걸쳐 주님께서 죄짓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왕에 사는 인생 죄짓지 않고 깨끗하고 바르게 산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서로 미운 마음 갖지 않고 서로 정직하게 대하고

늘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죄짓지 않고 살기에는 현실이란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죄짓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죄 없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기도하고 결심해도 사람의 마음은 편안한 상태,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상태,

분노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우리는 지은 죄를 짓고 또 지으면서 사는

자신의 결점을 고치기가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우리는 강한 척하지만 사실은 참으로 약한 존재들임을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늘 강하고 흔들림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을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받아왔기 때문에

자신에게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잘 알고 계십니다.

당신 앞에서 다시는 죄짓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돌아서면 같은 죄를 반복하는

약한 존재임을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회개하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한 번에 마음을 돌려서 아무런 하자 없는 삶을 살라는 말씀이 아니라,

넘어지면 일어나는, 그리고 또 넘어지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일어나서

다시 길을 가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는 하느님을 자비의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믿음이란 비록 우리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다시 주님께로 돌아서기만 하면 언제든지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신앙 내용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이 사랑이시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하느님이 문제되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용서하실지 몰라도 나는 나를 용서할 수가 없어 하는 마음이

기도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책벌하고 탓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생기는 병이 종교적 우울증이며 심리적인 지옥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행복을, 마음의 천당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그것을 거부하고 마음 안에 지옥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참회예절에서도 내가 얼마나 죄를 지었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단죄하고 있는지 보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용서하신 나 자신을 내가 단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죄이기 때문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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