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께 필수적으로 권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교회에서는 신자 분들께 기도를 많이 하시도록 권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개신교와 우리 교회가 강조하는 기도의 형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신교는 자유기도가 많은 반면,

우리 교회는 염경기도, 즉 기도문을 가지고 하는 기도가 많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기도가 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염경기도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드린 기도 중에서

영성적으로 가장 깊은 맛을 주는 것을 모아서 만들었기에

기도하면 할수록 영성의 깊이가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신자 분들께 하느님과의 대화,

즉 자유기도를 많이 바치라고 권장합니다.

왜 그런가?

염경기도는 기도문의 내용이 좋기는 하지만,

만약 그 기도문의 의미와 맛을 모르고 그냥 줄줄 읽어나가기만 한다면

자신에게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염경기도는 하느님께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기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인 치유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초등학교 아이가 선생님 앞에서 좋은 책을 읽어보는 것과

선생님에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의 차이와도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의 힘은 대화를 통하여 커진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어려워하지 마시고

내가 가진 생각, 내가 가진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기도를 하시는 것이

마음의 힘을 키우고 마음의 병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