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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 ) 황야의 무법자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05 조회수1,077 추천수3 반대(0) 신고

60년대에서 70년대에 종종 방영되던 서부영화에 (건맨)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참 많았었다. 제목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지만 (석양의 무법자) 혹은 (황야의 무법자)라든가 (오케이 목장의 결투)라는 비슷한 제목으로 기억된다.

아무튼 내용은 권선징악적인 내용으로, 늘 무법자는  신(神)적인 명사수가 나타나  격퇴되고 정의가 다시 서고 마을이 평화를  찾는 결말은 늘 똑같았다.

 

 

무법자들은 잔인하고 인정이 없었다.

마구 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탕탕탕! 하늘을 향해 총을 쏘아대며......

 

술집이나 까페는 그들의 세상이어서 술마시고 트럼프치며 으시대는 그들의 횡포에 주민들은 숨을 죽이고 벌벌 떨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었다.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도 없었다.

후안무치였다.

스스로를 강한자라고 자부하는 교만함과 으시대는 마음만이 있을 뿐이었다.

스스로를 잘났다고 뻐기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정도는 아니지만  작금에도 우리 주위에서 그러한 무법자를 종종 보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자기 좋을대로 여기저기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며 맑은 물은 흙탕물 만들기 예사이며, 주위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들도 일종의 무법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총만 안들었을 뿐이다.

 

정의의 사수가 나타나 응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서 정당화될수는 없는 것이다.

왜?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는 상식이란 게 있기 때문이다.

 

상식에서 분명 크게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하는 사람이 없다 해서 괜찮은 것이 아니다. 

그건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 할 문제일망정 절대로 괜찮은 것은 아닌 것이다. 

 

 

 

이문열작가가 꽤 오래전에 썼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란 소설에서도 어린 소년 무법자인 (엄석대)라는 친구가 초등학교 교실을 온통 무법천지로 만든다.

 

공부 잘하는 아이 몇명으로 하여금 과목마다 자기 시험지와 이름을 바꾸어 시험을 보게 함으로써 그는 명실공히 최고성적을 내는 일등짜리 수재로 포장된 무법자였다. 

 

권력의 속성과 세계를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나는 세상에 풍자한 우회적 소설이라 할 수 있었는데, 담임교사가 바뀌면서 그 어린 무법자는 젊은 교사의 날카로운 시선에 모든게 낱낱히 밝혀지고 권력(?)의 시대는 종말을 고한다.

 

 

 

더 멀리는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에서도 무법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허생이 매점매석하여 거금을 벌어들이는 대목이다.

 

거액을 빌려다 매점매석하는 상행위로 인하여 과일과 말총값이 폭등하는 대목이다.

 

그 부분을 문학적으로 보지 않고   상도덕(商道德)적인 측면으로만 보았을 때는 분명 지탄받아 마땅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지나치게 매점매석하는 행위는 상도(商道)에서 치명적인 범법이기 때문이다.

 

아마 잘은 모르겠지만 나라에서도 적발되면 벌금이나 태형으로 다스렸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선 어림도 없는 상행위일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이 다 알게 그런 행위들은 오늘날에도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투기 땅투기를 무더기로 하는 자들에 의해서 우리 서민들은 집값 폭등때문에 내집 한칸 마련하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을 견뎌야 하는 피해를 보고 있는가!

 

단지 총만 안들었다고 해서 무법자가 아닌것이 아니다.

 

 

얼마전에 설날 귀성 열차표를 인터넷으로 예매할 때였다.

새벽 6시에 컴퓨터 앞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는데 매표가 시작되는 순간 과부하현상인지 갑자기 컴이 다운되는 바람에 표를 끊지 못했다. 잠시후 컴이 다시 작동되었을땐 이미 매진이었다.

 

듣기로는 그러한 표에도 일당들이 각자 PC방에 가서 매표를 해서 상당수의 표를 끊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믿기진 않지만 그 표는 당연히 비싼 값에 팔리지 않겠는가?

이래서 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불편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돌아다 보아야 할것이다.

 

하느님께선 모르고 행하는 잘못는 죄가 안되지만 알고 행하는 잘못은 죄가 된다고 말씀하신것 같은데, 내가 워낙 성서에 무식해서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신년을 맞이하여 자신이 자신도 모르게 이웃에게 후안무치의 무법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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