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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점쟁이 자기 죽을 날 모른다!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05 조회수1,006 추천수5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뒤늦은 주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어려서 엄마와 언니를 따라 성당에 다니면서 이 다음 내가 커서 신앙을 갖게 된다면 천주교로 갈 것이다란 마음이 늘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도 무의미한 생활 속에서 지내기를 20여년.. 끝내 세례도 못 받고 (안 받았다 해야 옳을 일이죠) 시집이란 것을 갔더니 부처님을 모시며 고사도 지내고 점도 보는 전형적인 유교 집안이었습니다.

 

집안에 무슨일이 있던지 점쟁이의 지시에 의존을 하는 것이 거부감이 들었었지만 세월이 가면서 무디어져 가니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저희 남편의 형제 6남매중 뒤늦은 주님의 자녀가 된 우리 부부와 시아주버님 내외분이 카톨릭 신자이었고  두 시동생은 외국에 살면서 개신교에 신자가 되었있었고, 한국에 남은 막내 시동생과 시누이 한분은 불교신도 입니다.

 

캐나다에 사시다가 저희집에 놀러오신 시어머님과 특별히 정다운 고부 관계를 맺고 있는 저는 주일 날이면 시어머님을 모시고 성당을 가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시어머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시네요..

"내가 천주교로 오고 싶어도 노인정 노인들이 그러는데 교를 바꾸면 자식들에게 좋지않은 일이 생긴다고해서 바꾸질 못하니 너에겐 미안하구나..."

 

90이 넘으신 시어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신다는 생각만으로 편하신데로 하시라는 너그러운 (그 당시 생각으로)며느리로 남아있었습니다.

 

그 후 우리 부부는 암이란 병과 같이 투병생활을 해야 했고 우리 바오로는 6개월 반전에 주님의 품으로 가 버렸습니다.

 

우리 바오로가 가기 얼마전 캐나다에 사시는 시어머님께서 고국을 그리워 하셔서 한국으로 모시고 가려고 조카가 오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 들려서 시어머님을 모시고 저희가 사는 미국에 들려 저희 식구들을 만나고는 한국으로 돌아가실 예정이었습니다.

 

며칠 후 갑자기 한국에서 온 조카가 센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을 한다는 연락이 왔고 마중을 나가니  혼자 와 주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어째서 스케쥴 변경이 일어났냐고 묻는제게 이렇게 말 해 줍니다.

 

"큰 어머니. 큰어머니께서는 이해를 못하시겠지만, 미신이란 것을 무시할 수만은 없지요. 할머니를 미국에 모시고 왔다가 한국으로 가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데요."

 

몇년만에 만나는 조카에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유달리 어머니를 좋아했던 우리 남편은 어머니 오시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고 저 또한 이제 만나지 못하면 어머님을 뵐 수가 없었기에 무척이나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이미 캐나다에 가기 전에 미국으로 먼저 와 버린 조카에게 질책을 해야 때는 늦은 일이라 며칠 묶는 조카에게 다부지게 싫은 소리도 못했습니다.  어쩌면 아픈 우리 부부의 모습을 어머님께 뵈드리지 않으니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직도 어머님은 당신의 아들이 저세상에 간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부부가 암에 걸렸었다는 것도 모르고 계십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시어머니는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직행을 하셨고 , 그동안 우리 남편은 저 세상으로 가 버렸습니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어머니를 부르며 눈물을 흘릴 때 저희 부부는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마음으로 꼭꼭 누르며 괴로워 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묵상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제가 일생 중에 제일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우리 시어머님께 개종할 기회를 묵인 한 일이었다고 쓴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마음아픈 일을 꼽아내라면 점쟁이의 말에 모자지간의 마지막 만남을 이루지 못하게 한 시동생의 처사에 한 번도 말을 못해본 것입니다.

 

최고 학부의(서울대 법대 출신)  지성인으로서 아직도 점쟁이의 말에 집안의 대소사 일이라던가 사업의 운영방침을 점쟁이 한테 의존하고 있는 시동생께 마음을 주지 않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는 제가 많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이외에는 그 무엇 하나 바꾸지 못하는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점장이의 말을 하늘같이 믿고 따르는지 전 아무리 이해를 해 주고 싶어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역시나 주님의 자녀이신 시아주버님만이 저의 심정을 이해하여 주십니다.  막내 동생이 아무 연락도 없이 마음데로 스케쥴 변경을 해 왔기 때문에 아무런 대비책도 마련할 수 없었던 터라 어찌할 수는 없었지만 제가 살아있는 날까지 언제까지라도  잊지못 할 마음아픈 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주님 용서하소서..

주님 용서하소서..

저희들을 용서하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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