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벗이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09 조회수1,225 추천수5 반대(0) 신고
 

   어느 셀러리 멘의 하루 삶의 이야기다.  새벽 5시 반 자명종소리에 잠이 깬다.  아침조깅을 즐기려 어둠에 젖은 새벽길을 나선다. 샤워를 끝내고 식사를 하는 동안 조간신문을 펼친다. 지구촌 곳곳의 시끌벅적한 이야기와 도회의 이런저런 소식을 훑어본다.  통근버스를 놓칠 새라 서둘러 집을 나선다.  차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전해지는 간밤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느 새 회사 정문에 다다른다.  


   사무실에 자리하면 컴퓨터를 켜서 사내정보와 메일을 검색하고 하루의 일정을 점검한다. 밀린 결재서류와 쌓인 정보지도 살펴야 한다. 주간, 월간, 분기별 정기보고나 특별보고가 있고 보면 몸보다 마음은 더 분주하기만 하다. 전화벨이 울리면 냉큼 수화기를 집어 들어 고객의 요구에 응대를 하곤 한다.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일에 매어 지내다보면 이따금씩 걸려오는 아내의 전화도 사무적으로 용건만 따지고 만다. 상사나 동료와 나누는 비즈니스에 관한 대담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형세가 되고 보면 영업목표달성에 조바심은 더해만 간다.


   쌓인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사흘이 멀다 하고 번갈아 찾아가는 소주방과 호프집에 들르면 노가리나 오징어보다는 세상사에 얽힌 수다가 더 좋은 안주가 된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어?”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 있나?” “그러기에 억울하면 출새를 하랬잖아.”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 맞다 틀리다. 멋있다 추하다. 똑똑하다 바보다. 후하다 인색하다. 극좌다 극우다........ 그칠 줄 모르는 논쟁을 겪고 보니 사람 사는 세상 말로서 말이 많기도 하다.


    이상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게다. 가정이나 일터에 쌓인 잡동사니에 파묻힌 나의 일상,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나의 모습, 돈의 마술을 풀지 못하고 유혹에 빠진 나, 얽히고설킨 인간의 굴레 속에 실타래처럼 엮여 시간의 노예가 된 나를 지켜보며 님께서 일러주시는 사랑의 말씀!   벗이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대는 무엇을 바라며 어디로 가는가? 지금 그대의 마음과 집안은 평화로운가? 바쁘게 살면 돈은 좀더 생길지 모르겠으나 행복한 것은 아닐 테지. 그러기에 나의 벗이여, 더 즐겁고 더 행복하게 살려거든 쓰레기 같은 잡동사니는 버리고 그저 단순하게 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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