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고드름 이야기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15 조회수1,008 추천수10 반대(0) 신고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저는 어린시절 작은 초가집에서 살았습니다. 겨울철이 되면 우리  초가지붕에 달린 고드름을 보고 이런 노래를 자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각시님 각시님 안녕하셔요.

     낮에는 해님이 문안하시고

     밤에는 달님이 놀러 오시네.


     고드름 고드름 녹지 말아요.

     각시님 방안에 바람 들면은

     손 시려 발 시려 감기 드실라.


   예쁜 새 각시가 찬바람을 맞고 감기라도 들면 어쩌나 걱정되어 수정처럼 맑은 고드름으로 발을 만들어 창밖에 걸어두고, 해님과 달님이 찾아와 함께 놀기를 바라는 어린이의 정감을 아름답게 나타낸 동요이지요. 가난했던 어린시절 겨울은 참 추웠었습니다. 강추위가 매섭게 휘몰아치는 한겨울, 시골의 장관을 이루는 고드름을 생각해 봅니다.


   초가지붕 추녀에도 나뭇가지에도 고드름이 달립니다. 눈이 오거나 겨울비가 내리고 나면 찬 바람과 시린 대지의 기온을 견디다 못해 꽁꽁 얼어붙고 맙니다.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은 고드름을 방울방울 녹아내리게 합니다. 추녀 끝에 매달려 있는 것도 힘들 지경이면 통째로 언 바닥에 곤두박질하고 맙니다.


   저의 삶에도 헤일 수 없이 많은 재난과 고통의 가혹한 찬 바람이 불어왔었습니다. 때론 이웃을 잃기도 했고 친구에게 실망을 주다가 뒷발굽에 차이기도 했습니다. 막심한 가난과 고통을 견디다 못해 서러워 남몰래 울기도 했습니다. 흘린 눈물이 고드름이 되고 보니 더 이상 울 수도 없었습니다. 저의 감정조차도 얼어붙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느님의 사랑의 햇살이 제게 다가와 얼어붙은 빙벽을 서서히 녹여주게 되었습니다. 주님 안에 희망을 두고 살다보니 어느새 얼음감방조차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비탄에 젖어 꽁꽁 얼어붙었더라도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하느님 사랑의 햇살에 희망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토록 우리를 위한 야훼의 사랑을 노래한 시편의 말씀을 선사합니다.


   “사람 사는 고장으로 가는 길 찾지 못하고 광야에서 길 잃고 헤매며 주리고 목마름으로 기력이 다 빠졌던 자들 그들이 그 고통 중에서 울부짖자 야훼께서 사경에서  건져주셨다.” “지혜 있는 자들은 이런 일들을 익히 보고 야훼의 사랑을 깨달을 지라."(시편 107:4-6,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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