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물 위를 걸으신 기적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16 조회수1,655 추천수10 반대(0) 신고

 

 

마태오복음 14장 22절~

 


물 위를 걸으신 기적

 


심리적인 질환 중에 아리송한 것이 있습니다

소위 신병이란 것입니다

신이 들리려고 하는데 그것을 받지 않으려고 하면 병에 걸린다고 하여서

소위 신병이라고 부르는 그런 병인데

이 신병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 오늘 복음을 통하여 그 답을 얻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께서 새벽녘에 물 위를 걸어서 오시자

제자들이 기겁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베드로는 물 위를 걸어서 주님께 가려다가 물속에 빠지는 그런 장면도 나옵니다


이 두 가지 해프닝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만

신병에 걸린 사람들과 내용적인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공통 특징은 불안감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놀란 가슴을 가진 것처럼

신병에 걸린 사람들도 놀란 가슴을 가지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심리적인 병중에 불안장애에 걸린 분들이란 것입니다

이 불안장애는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하여서

미래에 대하여 늘 불안한 생각을 가지게 하고

조그만 일에도 사람의 마음을 두렵고 떨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누군가가 큰 소리로 혹은 확신에 찬 소리로 어떤 이야기,

특히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을거야 하면서도

마음은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즉 누군가가 너는 신을 받아야 해 하면 생각으로는 웃기는 소리다 하면서도

심리적으로 혹은 신체적으로 불안감에서 오는

여러 가지 불쾌하고 불편한 현상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심해지면 여러 가지 환상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처지만을 보면서

점점 더 자신의 어두움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마치 베드로사도가 예수님을 보지 않고

시퍼런 물은 내려다보다가 물에 빠지게 된 것처럼

이렇게 마음의 힘이 약한 사람들은 헛것을 보거나 환청 같은 현상들을

마치 현실인 것처럼 듣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이런 분들이 생긴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마음의 힘이 없어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직면하고 문제해결을 꾀하지 못하고 도피하고 회피하는 습관을 가지고 살 때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가 자기를 소외시키는 자기소외현상이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겠는가

심리학자인 융이 청소년기에 겪은 이야기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융이 청소년시절 공부만 하려고 하면 기절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융이 아주 독한 마음을 먹고

기절을 했다가 깨어나면 다시 공부를 하고

또 기절했다가 깨어나면 또 공부를 하고 하면서

성실하게 자기 의지로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였더니

기절하는 습관이 없어지더랍니다


기절이란 것은 삶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즉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동기에서 생긴 행위인데

융은 기절한다고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 결국 극복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러십니다

왜 기도를 해도 그런 병이 없어지지 않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것은 기도를 잘못하셨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께 자기 문제를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를 하지 않고

무조건 하느님이 해결해 달라고 하면서

자기 인생에 대하여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을 때

치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 것은

바로 자기 인생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기피하지 말고

직면하란 의미로 말씀하신 것인데

이것은 자기 마음의 병을 고치는 지름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