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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부는 숨는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23 조회수787 추천수6 반대(0) 신고

1월 23일 (일) (마태오4,12-23)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하시자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오늘 강론 말씀에서 "어부의 특성중의 하나로, 어부는 숨는다. 고기를 잡을 때 숨지 않고 나타나서 물가에서 첨벙대면 고기를 잡을 수 없다. 복음 선포를 하려면 우리도 숨어야한다. 자기를 드러내려해서는 안된다." 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나를 드러내려하지 않았는지 돌이켜 보았습니다.

 

오래전에 제가 공부하였던 가톨릭 성서모임의 성서봉사자이며 친구인 한 분이 떠오릅니다. 그 자매님의 숨는 봉사자로서의 역활이, 우리가 바라는 봉사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자매님은 아드님 한 분을 신부님으로 키우시고 장부가 하시는 사업도 아주 번창하여 유복한 가정이지만 참으로 겸손한 분이셨습니다. 몸도 약하였지만 파출부 한 번 부르지 않고 손수 살림을 할뿐만 아니라 다른 본당에도 파견을 나가며 거의 한주일 내내 그룹 성서 봉사자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다른 본당에서 봉사를 하다가 성당에서 쓰러지기도 하고, 봉사를 하고 오는 길에 길가에 쓰러진 것을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딸에게 알려서, 위험을 면하기도 하였습니다. 

 

장부가 굉장히 애처가이신데, 두번 쓰러졌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숨는 봉사자로서 있는 것입니다. 아마 저 같으면 남편에게 호들갑을 떨고 이야기 하였을 것입니다.

 

그 자매님은 본당에서도 미사가 끝나고 나올 때, 신부님께서 할머님들의 손 한번 더 잡아주시라고, 뒤로 피해서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그 아드님도 신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가 좋은 차를 타고 신학교에 찾아오셨는데, 동료 신학생들에게 아버지가 그 차의 기사라고 하여 신학생들도 그런줄 알았다고 합니다.

 

몇년이 흘러서 나중에야 동창 신부님들도 우연히 그 신부님의 아버님이 기업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끔 봉사를 하면서 신부님 주변에서 지나치게 친밀함을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 거부감이나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이 신부님 어머님의 태도는 귀감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숨는 봉사자, 너무나 그리운 봉사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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