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점괘?

신자 분 중에 마치 그 날의 운세를 보듯이 성경을 보는 분이 계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라서 사신다는 것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주님께 대한 신뢰심이 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성경 말씀 자체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행하기에는

무리한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자칫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자신이 고른 성경 구절을 자의적으로,

즉 자기 식대로 해석함으로써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유 의지에 관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믿고 따르기를 원하시기도 하셨지만

우리의 자유의지도 충분히 인정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펼치고서

거기 나타난 말씀 그대로 살려고 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의탁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역으로 하느님이 주신 나의 자유의지를

나 스스로 포기한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묵상하는 것은 좋으나

성경 말씀을 오늘 하루 내게 주신 신적 계시로 받아들여

그대로 실행하며 살려는 것은 그리 건강한 생각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근데 어떤 시러베자식 같은 양반들은 성경으로 남의 운세까지 봐준다꼬 하네여. 기맥혀라...)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