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깝고도 먼 당신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25 조회수1,013 추천수4 반대(0) 신고
 

   우리 집에는 한솥밥을 같이 먹는 제 짝이 있습니다.  한 지붕아래 살고 있으니 가깝게 지냅니다. 아침상을 준비하고 저녁식사를 함께 합니다. 집안청소를 하고 잠자리를 같이 합니다.  조석으로 만나고 주말을 함께 보냅니다.  정말 가깝기가 그지없지요.


   그런데 어느 날 부부싸움이 생겼습니다. 가난할수록 돈을 아껴 쓰려면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가계부에 적어보는 게 좋지 않느냐고 제가 짝꿍에게 바가지를 긁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입장은 다릅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이라 적어봐야 그게 그건데 쓸게  어디 있느냐는 거죠.  주머닛돈이 쌈짓돈이 아니라서 티격태격 하거나 술잔에 용기를 얻어 한바탕하고 나면  마음이 틀어져 지척도 수 만리가 되고 맙니다.  가깝고도 먼 당신이 되지요.


   우리 집 벽에는 십자가고상이 걸려있고, 기도상 위에는 십자가와 마리아상을 모셔놓고 있습니다. 성서와 기도서도 올려놓았습니다.  성당에 가면 제대 가운데 성체가 모셔져있으며 미사 때마다 ‘생명의 빵’을 모십니다.  저와 그리스도는 이렇게 가깝게 지냅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이 가난하고 깨끗한 사람이거나 자비를 베풀며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내 형제에게도 성을 내고 있으니 원수를 사랑하기란 꿈같은 일인지도 모르죠.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는 광야의 소리가 들려오는데도 기도와 고백소를 찾는 일을 게을리 합니다.  그러고 보니 주님은 저에게는 ‘가깝고도 먼 당신’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복되어라, 그  행실 깨끗하고 야훼의 법을 따라 사는 사람.  복되어라, 맺은 언약 지키고 마음을 쏟아 그를 찾는 사람, 나쁜 일 하지 아니하고 그의 길만 따라 가는 사람. "

(시편 1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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