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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맘과 행동이 다른 나
작성자김기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5-01-25 조회수994 추천수9 반대(0) 신고

엊그제 현재 다니고 있는 사무실에서 거리가 1시간정도 먼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는 전화을 받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내겐 아침출근시간이 어느정도이냐가 직장을 택하는 1순위일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아침출근이 좀 늦고,아이가 아플때나 필요할때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이유가 계약직인 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직장 동료들한테 전화를 해 발령상황을 물으니, 원래 발령이 난 선배 동료가 마다해 경력자에 대한 배려를 했고, 다른 동료들은 나보다 아이문제가 더 심각하거나, 그쪽에서 환영하지 않아 결국 내가 대타로 낙점된 모양새였다.

내가 그렇게 만만해,내가 동네북인가,사회란 곳은 묵묵히 원칙대로 일하고 아부하지 않으면 피해를 보는 곳이가 등의 인간적인 생각으로  맘이 火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어제보다는 좀 맘이 가라앉고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이고 있다. 그리고 내일 실무최고책임자를 만나려는 약속을 해 놓고 있다. 약속을 할때는 '하필 왜 내가 가게됐는지, 내 입장은 배려되지 않고 아무데나 가라마라 할 정도로 내가 이 직장에서 필요없는 사람이면 그만두겠다'는 말을 할 계획이었다.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며칠전에 마친 송봉모 신부님이 쓴 <신앙의 인간 요셉>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가장 사랑받는 아들에서 형들의 시기와 음모로 노예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고, 성실성으로 경호대장의 청지기가 되었지만 경호대장 아내의 유혹을 뿌리친 죄(!)로 다시 감옥에 갖히게 되었고, 감옥에서 임금 시종장의 꿈을 해몽해줬으나 은혜를 잊은 시종장은 감옥에서 2년이 지나도록 구출해 주시않았기에 결국 인간적인 기대를 모두 저버린 상태가 되었을때 파라오로부터 절대권력을 받는 지위와 책임을 쥐게 되었던 요셉 !!!

 

이 책을 읽을때는 적지않은 맘고생과 신앙안에서 시련을 받았던 내 삶을 돌아보며, 이제는 나도 어려움을 신앙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같은 뜨거운 맘이 일었던 것이 엊그제인데, 실제상황이 닥치자 언제 그랬냐 싶게 인간적인 모욕감과 피해의식으로 들끓고 있는 '나'와 마주하고 있다.

 

세상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부드러운(!) 상하관계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성격으로 변할 맘도 가치관도 없으면서, 또한 철저하게 신앙으로 무장되지도 못하고 늘 이쯤과 저쯤의 중간에서 갈등하고 요동치는 나와 마주하고 있다.

 

말마디나,현재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 연연해하지 않고, 넓은 신앙의 안목으로, 큰 믿음으로 생활의 풍파를 마주하고 싶다. 인간적인 생각과 맘과 눈을 탓하며 내 부족한 믿음을 탓하기보다, 이처럼 연약한 나이기에 그분의 은총이 필요한 존재이고, 나처럼 연약한 이웃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함 마음의 기회로 삼고싶다.

 

언제나처럼 그분은 내 삶의 화폭을 오늘도 색칠하고 계신다. 내 뜻대로,내 입맛에 맞는 그림이 아닌, 내 삶의 전체안에서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필치를 그분은 오늘도 그리고 계시다.  내가 모르는 상황과, 내 계획과 다름에서 오는 불안과 갈등에 포요하기보다, 영원의 시간안으로 끌어안고 '마음 속 깊이 새기는' 맘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분은 내게 흔들림으로 일깨우신다. 고인 물은 썩을 수 있기에.

주님 한 점을 바라보지 않고 영원을 바라보는 열린 눈을 주소서

저는 믿음이 약하고 인간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이오니, 당신의 믿음이 필요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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