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중요함

정신치료기법 중 해석이란 것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상황에 대하여 치료적인 차원의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즉 그 사람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게 해주는 기법입니다.

이 해석은 일반적인 관계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충고니 좋은 말씀이니 하는 말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해석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해석해주는 시기의 문제입니다.

좋은 말씀이라고, 깨달음을 얻게 해 준다고

누구에게나 무조건 바로 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인가?

사람은 어떤 혼란을 겪고 나서 곧바로 일상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기 마음이 상처받지 않을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혹은 겪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해석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때가 많습니다.

그런 때에는 차라리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기법을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해석해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경우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픈 과시욕구 때문이거나,

혹은 상대방의 힘겨움에 대하여 쾌재를 부르는 자기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어찌되었건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라거나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식으로

함부로 해석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시거나,

무엇인가 더 도움을 주고 싶으시면 기도나 해 주십시오.

그것이 엄한 사람 잡지 않고 도움 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