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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된 봉헌 (2/2 주의 봉헌축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01 조회수1,2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참된 봉헌 (2/2 주의 봉헌축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옛날옛날 한 사내가 있었는데 집안이 워낙 가난해서 아내와 함께 겨우겨우 피죽을 쑤어 먹어 가며 어렵게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십 수년간을 고생고생하며 살아가는 동안 그래도 아내를 잘 만난 탓인지 아끼고 절약하여 살림형편이 좋아지자 사내는 드디어 첩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내는 첫째 첩을 얻고 부터는 조강지처는 돌아보지 않고 첩에 홀랑 빠져 몇 년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둘째 첩을 또 얻어서 죽자살자 단꿈을 꾸더니만 몇 년도 못가서 또 셋째 첩을 얻었습니다. 마지막 셋째 첩에 정신을 홀랑 빼앗겨서 세상몰라라 하고 그렇게 몇 년을 지내면서 첫째 첩, 둘째 첩은 물론 조강지처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던 중 어느 날 밤 잠자다가 그만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내의 장례식 날에는  마지막으로 그 사내의 귀여움을 받고 사랑을 독차지했던 그 셋째 첩은 사내의 관이 안방 문을 나서자 남편의 관을 따라 나서지도 않고 그만 안방 문을 닫아 걸어놓고  돌아앉아 버렸으며,

둘째 첩은 마당까지는 관을 따라 나다가 대문 안에서 그만 작별을 고하고 돌아서버렸습니다. 그리고 첫째 첩은 그래도 의리가 있었던지 동구 밖까지는 따라나가서 거기서 사내의 관에 작별 인사를 고했고, 가장 천대받고 가장 괄시를 받았던 조강지처는 끄이끄이 슬피울면서 무덤까지 따라가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산을 다 내려간 뒤에도 혼자 남아서 사내의 묘곁에 엎드려 한없이한없이 슬피울고 있었더랍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봉헌의 날인 주의 봉헌축일의 강론인 ‘참된 봉헌’과 무슨 상관이 있어 이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한번 귀기울여 들어보세요.^^*


  이 이야기에서 첩을 많이 들인 사내는 우리 자신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정신을 빼앗긴 셋째 첩은 돈이나 금붙이의 즉 금전을 상징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의 돈이나 금붙이는 남에 손을 탈까 봐 안방 장롱 깊숙이 감추어져 죽은 사람의 관을 따라 나서지 않으며, 사람들이 욕심에 끌려 살다 보면 재산과 돈과 금붙이에 정신을 잃게 됨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그 금전이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장롱으로 들어갔다는 재미있는 소식이 있더군요. 즉 어느 장례식장에서 나온 옷들을 비닐하우스 난방용으로 태우던 어느 가난한 부부가 그 옷들 중에 괜찮은 옷을 하나를 골라 입다가 그 옷에든 2억원정도의 수표뭉치를 발견하고 살짝 챙겼다가 결국 유산을 찾는 유족들에게 발각되고 말았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둘째 첩은 부동산인 집을 상징합니다. 죽은 사람의 관이 대문을 나서더라도 집은 대문 밖까지 따라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첫째 첩은 명예나 감투를 상징합니다. 어떤 사람이 죽으면 그 동네에서는 ‘반장이 죽었다, 구역장이 죽었다’하고 알아주지만 동구 밖에만 나서고 나면 더 이상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덤에까지 따라가서 슬피 울어주는 그 조강지처는 그 사람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루가 2, 22-40)에서 예수님께서는 부모님에 의해 성전에 봉헌되십니다. 그것은 단지 예수님의 몸만 봉헌되는 것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과 정신도 하느님께 봉헌되는 것이니, 우리도 우리의 몸과 마음, 정신, 영혼을 하느님께 오롯이 다 바쳐 야훼 하느님과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섬김으로써 우리의 봉헌이 참된 봉헌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렇지않으면 우리는 조강지처가 되지 못하고 첫째 첩, 둘째 첩, 셋째 첩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그리고 가난하여 남들이 다 봉헌하는 어린 양을 봉헌하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어린 양 대신 바치는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바치는 요셉과 마리아의 품 안에 안긴 아기 예수님을 보고는 ‘주님의 구원을 보았다’고 성전에서 외치는 시므온과 안나처럼, 우리 자신의 봉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봉헌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인정하는 우리의 눈(육안 뿐만 아니라 심안, 영안)도 열려야겠습니다.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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