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굶주린 자들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04 조회수875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녀 아가다 동정 순교자 기념일(2/5)





    독서: 히브 13,15-17.20-21 복음: 마르 6,30-34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일행과 군중들과의 숨바꼭질을 보는 듯하다. 파견되어 나갔던 사도('파견된 자’란 뜻)들은 예수께 돌아와서 그간의 일들을 '낱낱이' 보고 했다. (제자들이 파견되어 나갔다 돌아오는 그 중간에 요한의 이야기가 끼어있다. 하혈병여자와 회당장처럼 이것도 샌드위치기법이다. 세례자요한에 대한 소문(6,14-)은 이후에 나올 예수에 대한 소문과(8,27-) 똑같음을 독자에게 암시하면서, 억울하게 죽임당한 세례자요한의 운명처럼 예수의 운명도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든 예수께서는 수고하고 돌아온 제자들을 쉬게 하고 싶으셨다. 그러나 따로 어디 외딴 곳으로 갈 수도 없을 만큼,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을 만큼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나가서 그만큼 열심히 사명을 수행했다는 증거였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외딴 곳을 찾아 떠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의 일행이 어디로 갈지 벌써 눈치채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든 고을에서 나와 잽싼 걸음으로 그곳으로 달려가 일행보다 먼저 당도해 있었다. 사실 이 풍경을 상상해본다면 많은 과장과 무리가 따른다. 호수 건너 어디론가 갈때, 육로보다는 사실 뱃길이 빠른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갈릴래아 호수는 바다라고 불릴만큼 넓어 이편에서 저편으로 달음질쳐 배보다 빨리 갈 수는 없을만한 거리다. 그렇다면 복음사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그만큼 사람들이 갈급하고 굶주려있었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예수께서 가시는 곳마다, 제자들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소문에 소문을 듣고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그들의 행동이 그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필사적인 매달림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에 그리도 굶주려있었을까? 먹을 것? 그럴 수 있겠다. 바로 다음 대목에서 '빵의 기적’을 행하시는 것을 보면 얼핏 생존의 욕구에 굶주린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욕구가 있었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여러가지로 가르쳐주셨다" 목자는 양떼를 푸른 풀밭과 맑은 시냇물로 이끌고 나가서 배불리 먹여주고 쉬게 하는 것이 자기 임무이다. 육신의 양식을 최우선으로 해결해 주어야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렇게 굶주린 양떼를 측은히 보시고 먼저(!) 가르쳐주셨다 그렇다. 그들의 근원적 욕구는 육신의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굶주림, 목마름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목자는 단순히 배고픔만 해결해주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양을 올바르게 이끄는 인도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정이 잘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장이 있어야하고, 한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도자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어느 사이 우리 모두의 의식에는 경제적으로 잘 살게 해주어야 유능한 가장, 유능한 지도자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퍼져있지만 과연 그럴까?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있으면 먹을 것은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더 풍족하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삶의 질도 훨씬 높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영적으로도 그만큼 여유있게 풍족하게 살고 있는지는 의심이 든다. 엄청나게 늘어난 현대인의 삶의 욕구와 그에 반비례하는 허기(虛氣). 그것을 채워주실 참된 목자는 누구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사실 예수의 일행은 이 대목에서 결국 휴식을 취하지는 못했다. 오직 그들이 쉬었던 잠시나마의 시간은 그나마 배 안 이었던 것이다. 복음서에서 '배’는 호수를 건너가기위한 교통 수단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의 설교의 단상(4,1)이기도 하고, 제자들과의 오붓한 휴식을 갖는 장소기도 하고(3,9), 예수님의 신적 권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곳(4,35-41; 6,45-52)이기도 하고 제자들만의 특수 교육 현장(8,14-21)이기도 하다. 그래서 '배’는 사실상 교회이다. 배, 교회 안에서의 유일한 휴식! 복음에서의 군중의 모습을 근원적인 욕구를 찾아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현대인의 모습에 비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오늘 복음은 무엇을 우리에게 가르치는가? 바쁜 일과 속에서도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참된 지도자로 모시고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영혼의 참된 휴식, 참된 영적 양식, 참된 인생의 지침을 얻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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