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 한 잔의 자선(교부들의 금언)
자선을 베푸는 데는 부유하고 풍족한 이들뿐만
아니라 평범하고 가난한 이들도 각자 해야 할
자기 몫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에게 베풀 수 있
는 재력에 있어서는 똑같지 않을지라도 그 마
음의 애정은 같을 수 있습니다 .... 목말라하는
가난한 이에게 냉수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사람은 자기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입
니다.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흔한 물을 남에게
준 것도 보상을 받게 된다고 하셨으니, 주님은
당신 나라를 얻기 위한 간편한 방법들을 당신
종들에게 얼마나 많이 마련해 주신 것입니까!
주님께서 자선의 한 형태로 냉수를 예로 드신
것은 혹시 누가 그 물을 데울 나무를 살 돈이
없어 자기는 자선에서 오는 보상을 받을 수 없
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
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
다. - 대 그레고리오, <사순시기 강론> 6장 2절 -
해설 : 주님께서는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
라”고 명하셨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은 하느
님께 “공짜로” 받은 모든 것의 주인 행세를 하
며 살아간다. 자선을 마치 영웅적인 행위인 양
떠들어 대는 오늘날, 그레고리오 대교황(540-
604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가난한 이들에
게 필수적인 물건들을 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의 것을 선물로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비
의 행위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정의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사목규칙> 3권 21장 45
절). 최소한의 정의도 실천하지 못한 채, 넘치
는 재화와 탐욕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다
가 비참하게 죽는 몹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루가 12,47). 목마른 이웃에게 건네준
냉수 한 사발이 하늘나라에서는 보석보다 값지
게 매겨질 터이니, 이승에서 마주치는 이웃들
에게 사랑의 물 한 대접 기쁘게 건넬 일이다.
퍼낼수록 맑고 깊게 고이는 사랑의 샘은 누구
나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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