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쇼쇼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10 조회수1,049 추천수4 반대(0) 신고

재의 수요일(2/9)






    제1독서 : 요엘 2,12-18 제2독서: 2고린 5,20--6,2 복음 : 마태 6,1-6.16-18 쇼 쇼 쇼!!! 산상설교의 5장은 포괄적이고 원칙적인 가르침이라면 6장부터는 5장의 가르침을 잘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이다. 예수께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유다교의 대표적인 신심행위 세가지 -자선, 기도, 단식-를 통해서, 모든 신심행위의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시 성찰해보기를 원하신다. 바꿔말하면, 사람들은 하느님께 드리는 신앙 행위 안에서마저도 다른 목적이 있는 show를 벌이고 있다는 말씀이기도하다. 하느님과 자신만의 가장 내밀하고 친밀한 관계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인 기도조차도 위선적으로 형식적으로 기계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보아야한다. 오래 전의 일이다. 모임의 주관자가 팔을 쳐들고 묵주기도를 하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일단, 이단, 삼단... 마침내 팔이 저리고 참을 수 없이 아파서 속으로는 온갖 불평이 가득했지만, 주위 사람의 시선과 분위기 때문에 내리지 못했다. 기도의 대상인 하느님이 아니라 주위 사람을 의식하고 하는 기도였다.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하느님만 의식하는 것에도 분별은 있어야한다. 결혼식 주례 도중에 12시가 되니 삼종기도를 바치고 주례사를 계속하셨던 분이 있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많은 귀빈들, 타 종교인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 몸에 배어있는 기도생활은 존경할만하지만 너무 기계적인 행위는 아니었을까? 병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식사전 기도'를 하고 간 레지오단원들도 있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형식적, 기계적, 습관적인 그런 쇼를 벌리지 않기 위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않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 골방에서 하느님과 자신만의 진정한 일치를 이루라는 것이다. 단식의 참뜻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비우는 것에 있다. 마음의 비움을 육신의 비움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식은 몸으로 바치는 기도이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음식을 굶어 절약한 돈(양식)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굶주림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굶주리는 사람들을 항구하게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마련된 것이다. 구약성서에서 의무화된 단식은 일년에 한번 "속죄의 날"이지만 열심한 사람들은 매주 두차례씩 단식을 했다. 예수께서는 단식의 외적 행위보다는 본래의 참뜻에 걸맞는 내면의 자세를 더욱 중요시하셨다. 즉 마음의 비움이 선행되어야함을 강조하시는 것이다. 자선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린 야훼 하느님의 명령이며 의무이다. "너희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 가난한 형제들을 못본체 하지 말라."(신명 15,4.8)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명령에 충실하였고 제도적인 장치도 잘 되어있었다. 매주 모금위원이 모금하였고 대상자에게는 일을 시키고 댓가를 지불해 주었다. 열심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선 행위 안에 숨어있는 위선적인 태도에 대해 지적하신다. 자선을 베풀면서 없는 이들을 무시하고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 주변 사람의 인정을 얻기 위해서, 심지어는 어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아닌지.... 결국 자선의 동기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참다운 동기는 하느님의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동료 인간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선 역시 단식처럼 기도의 또다른 외적 표현이다. 단식, 자선이 기도의 또 다른 표현 방법일 수 있을 때, 이 기도들은 오로지 아버지께로만 바쳐지는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행위들이 기도라는 말은, 아버지가 보시고, 아버지만이 들어주실 수 있는 것이며, 아버지만이 갚아주실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사람을 위한 이벤트, 버라이어티 쇼를 벌이는 이도 상을 받기는 받는다. 사람들이 칭송해주는 상, 인정해주는 상. 그들은 그것으로 목적한 바를 달성했으니 섭섭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들이 하는 행위는 엄밀한 의미에서 기도가 아니므로 하늘 아버지는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실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오늘 제2 독서에서는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네 말을 들어 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 주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다시 새롭게 부르시는 사순시기에, 다시 돌아보아야 할 나의 신앙생활. 충실하게 다져진 내면에서 나오는 외적인 선행, 그 참된 기도야말로 숨은 것을 보시고 들으시는 주님께서 오늘, 지금 우리에게 내려주시려는 자비와 구원으로 착실히 안내할 것이다. ♬ Kyrie-Mozart Missa K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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