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딴소리를 하더라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13 조회수1,140 추천수7 반대(0) 신고

     

 

토요일인 어제 성심 수녀회 서원미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미사를 집전해 주신 예수회 신원식 수련원장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요한 4, 5-14. 27-30)

 

성심회 수녀님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 삶에서, 수도생활에 대해서 잘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은데 제가 수도 생활을 잘 못해서 어떻게 좋은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심하였습니다.

 

수도 생활이라는 것은 결국은 예수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수도자는 특별하게 자기의 삶 전체를 예수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인가 위급한 상황을 느끼시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피해서 즉시 유다 지방을 떠나 갈릴레아로 피난을 가셨습니다. 정오쯤해서 사마리아에 도착하신 예수님은 지치시어 우물가에서 쉬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은 빵을 사러 가고 혼자 쉬고 계셨습니다.

 

보통 우물가에는 아침에 물을 길으러 옵니다. 한 여인이 사람들을 피해서 아무도 없는 시간에 물을 길으러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장 보잘것 없고 소외된 사람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에다, 당시 여자는 아주 하찮게 여겼던 시대의 여자이고 거기에다 다섯번이나 결혼하고 지금은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남편들중에는 죽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버림받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예수님은 보잘것 없는 사람을 따뜻하고 소중하게 여기셨습니다.

 

예수님은 영적인 이야기를 하시고, 여인은 세속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둘이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은 성직자들, 유다 사람들에게서 쫓겨나서 유다인들이 멸시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받아들여집니다. 정말 가난한 사람들, 사마리아 사람들, 여인들에게 받아들여집니다.

 

수도생활의 순명, 정결, 청빈도 가난한 마음에서 나옵니다. 가난함이란 평생을 화두로 두고 살아야 할 덕목입니다.

 

예수회에서는 수련기에 돈없이 한겨울에 1주일간 순례를 다녀옵니다. 밥을 얻어 먹기는 쉬워도 잠을 잘 곳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문을 두드렸을 때, 재워주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가난한 교회였습니다. 성당에서 거절당하고 2층 순복음교회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왜 가난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정말 보잘것 없는 한 여인에게 사도적 열정을 가지시고 다가갑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수도생활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난을 사는데 그 가난이 연민의 마음이 없다면 그 가난은 이데오르기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가난하게 산다 해도, 추운 방에서 지낸다 해도 다른 가난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 없다면, 그 따뜻한 마음이 없다면 그 가난은 이데오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 사마리아 여인처럼 계속 우리는 딴 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갈등과 내 본성에서 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바닥에 차있더라도, 딴소리를 하고 있더라도 끊임없이 예수님과 대화를 해야할 것입니다. 제가 수도생활을 하는지 한 20년 되었는데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저 밑바닥에서 이야기하고 딴소리를 할 때가 많습니다.

 

딴소리를 하더라도 예수님과 끊임없이 대화한다면 언젠가는 예수님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이제 수도생활 3년을 마치고 첫 서원을 하시는데 수도생활이 만만치 않습니다. 좌절하고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예수님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히 어디에서 예수님을 만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을 받기위해, 엄청난 선물을 준비하고 계신 예수님께 끊임없이 다가가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뼛속 깊이 만날 수 있도록 예수님과 열심히 대화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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