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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면의 수다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16 조회수1,023 추천수15 반대(0) 신고

 

 

내면의 수다


사람을 평가할 때 저 사람은 참 수다스러워 하거나

저 사람은 참 말이 없어 하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개 말이 없는 사람들이 주위로부터 듬직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그러면 말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생각의 양이 적은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고 또 떠오르기를 수 없이 반복합니다.

 

영화 매트릭스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인공이 어떤 방에 들어갔을 때

자신의 수많은 얼굴표정들이 화면에 나타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근엄한 것 경망스러운 것 등등

 

어떤 것은 자신이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잡동사니 같은 생각들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내면의 수다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도 중에 분심하는 것은 바로 이 내면의 수다가 떠올라서입니다.

그럼 왜 평소에는 잘 모르겠는데 기도 때만 그런 것이 느껴지는가?

 

평소에는 우리 마음의 에너지를

자기 마음에 두지 않고 바깥일에 두고 있기 때문에,

즉 내면의 수다에 집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사는데

기도는 바로 자신의 내면을 보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수다쟁이들이 바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면의 수다를 잠재우는 방법은 그냥 바라보는 것입니다.

절대로 그 수다들이 던지는 말에 불안해하거나 현혹되지 마시고

그냥 바라보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그 말들이 나에게 던지는 것들로 인해

마음을 다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명상하는 사람들이 마음의 힘이 강한 것은 이런 훈련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면의 수다를 그냥 두면 어떻게 되는가?

한 마디로 사람 하나를 아주 경망스럽게 망가뜨립니다.

 

왜냐하면 내면의 수다 내용은 대부분 건강하고 건전한 것이 아니라

치졸하고 이간질 적이고

자기파괴와 타인파괴를 일삼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날 성인들이 이런 내면의 소리들을 일컬어서

작은 마귀들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가만히 앉아서 자기 내면을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내면의 수다는 어느 정도 절제가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병을 고치는 길이기도 합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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