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방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16 조회수901 추천수3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지난 주일날 데레사 자매님께서 어께에 메는 자그마한 가방을 선물해 주셨다.
늘 힘겹게 들고 다니는 나의 가방이 안쓰럽게 생각이 되었나보다.

나에게는 여러개의 가방이 있다..
큰것에서 부터 중간 것, 그리고 작은 것들..

게으름뱅이 성격이라 이것 저것 바꾸어 들지 못하는데 요즘 들고 다니는 큰 가방도 근 일년을 들고 다녀야만 다른 가방으로 바꾸어 들게 뻔했다.

선물을 받았으니 기쁜 마음에 큰 가방속에 들은 중요한 것들을 옮기려 하는데 참으로 끔찍했다.(요 작업도 게으름을 한껏 부리다가 이제야 정리를 하는것이다)

무슨 공부나 잘 하는 사람처럼 낑낑대며 어깨쭉지가 아프도록 들고 다닌 뚱뚱한 나의 가방속에는 반 이상이 못쓰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휴지가 제일 많았고. 볼펜이 무진 많았다. 색종이, 지나간 매일 미사책 두권. 언제시절 것인지 성당 주보도 밑바닥에 깔려 있고 사탕 네개와 심지어 먹다 남은 떡봉지도 들어있었다.

내친김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가방들을 꺼내 정리를 해 보는데 가방마다 잡다한 것들이 많이도 들어있었다.

귀찮은 것을 참으로 싫어하는 성격이라 매일매일 하루를 보내면서 지나치는 일들이 많은 나로서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몇년전에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되도록이면 제일 작은 어깨걸이 가방을 산 적이 있다.
날이가면 갈수록 뚱뚱해져가는 가방에 염증을 느끼기만 했지 정리를 못하니까 작은 가방을 메고 다니면 집어 넣을 수가 없다는 생각에 아마도 산 것 같으다.

잠시 묵상을 해 본다.
참 힘겨웠다.. 정리를 한 날은 아무리 큰 가방이라도 가볍고 볼품이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가면서 무거워지는 가방에서 무엇하나 찾아내려면 뒤적뒤적 거리다가 귀찮다고 찾는 것 조차 포기도 한 적이 많았다..

이런 것처럼 내 마음에도 잡스런 것들로 꽉 차있을 것이 분명하다..
펄펄 뛰어다니길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아플적마다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셔오기도 한다. 몸은 안 움직여지면서도 말이다.

일년에 한두번씩은 이런 날들이 찾아오는데 어찌 지내야 잘 지낼까? 하는 생각끝에 혼자 조용히 피정을 하는 것으로 결정을 지어 놓는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일까? 다른 것은 잘 고쳐지지 않지만 피정하는 마음으로 기도생활하는 것만큼은 익숙해져간다.  참으로 나에게 있어서 다행스런 일이다..

오늘 가방속에 있는 못쓸 것들을 꺼내 버리고 홀라당 뒤집어서 먼지마저 털어보며 많은 반성을 해 본다..  

내 맘에도 이런 못쓸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렇다.. 난 집착이 강한 편이어서 조그만 것에도 신경이 써지며 떨쳐버리지를 못해 마음아파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온갖 일거리는 혼자 짊어진듯 힘겨운 생활을 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것도 내 자신 스스로 정의에 불타는 착각속에서 살아가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오늘은 소리없는 비가 오고 있어서 더욱 좋다.. 원래는 비오는 구질구질한 날이 싫었지만 왠지 소리없이 내리는 비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나의 껄쩍지근한 성격을 버려보기엔 안성마춤이다.. 가방도 비우고, 소리없이 내리는 비를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나의 마음을 비워보며 소리없이 조용히 살아보겠노라고 마음을 먹어본다.

요번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꼭 내마음 먹음이 이루어지기를 간청드리며 주님께 나의 악습건네주기를 한다.

우리 주님,, 얼마나 힘드실까... 올해도 나의 악습을 받으시려면..

작은 가방 하나가 나에게 큰 의미를 주니 이것또한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인것 같으다..

주님 사랑해요~~
언제나 주님곁에 머물러 있게 해 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유낙양베로니카의 조용한 아침 생활 묵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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