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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언자도 정화될 필요가 있었다!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16 조회수1,01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수요일(2/16)






    독서 : 요나 3,1-10 복음 : 루가 11,29-32 어린이들이 가장 흥미있고 관심있어하는 예언자는 '요나’일 것이다. 요나가 사흘 밤낮동안 들어있었다는 커다란 물고기의 정체도 그렇지만 거센 풍랑이 이는 바다에 사람을 바쳤더니 풍랑이 잠잠하게 가라앉았다는 것도 어느 나라에나 있는 옛날 이야기같아서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우리의 안전 운행을 방해하는 거센 풍랑이 있다. 또 인간을 못살게 구는 악한 짐승(용, 이무기, 구렁이 등)들도 있다. 동화나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고 무찌르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자발적인 희생을 마다않는 도덕적인 인물들이다. 동화나 민담은 그렇게 우리도 우리의 운명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고 견디며 남을 위해 희생하는 훌륭한 인물이 되라는 교훈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나는 어떤가? 하느님께 임무를 부여받았으면서도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왜일까? 임무가 막중해서 잠시 두려워졌을까? 그가 도망갔던 이유는 원수의 나라를 회개시키기가 싫어서이다. 그들이 마음을 돌려먹고 행실을 고쳐서 하느님께 구원받는 꼴을 보기싫어서이다. 마치 미국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이라크의 예언자가 미국을 회개시켜서 알라의 징벌을 피하게 해주라는 명령을 받은 셈이다. 그러니 어찌 도망치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그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힘(물고기로 표현된)에 사로잡혀 하는 수 없이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가 과연 어떻게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했을까? 아마도 그는 마지못해서, 맥 빠진 소리로, 옆 사람이 알아듣든지 말든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다니지 않았을까?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 그 성의없는 작은 목소리에 온 니느웨 사람들은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단식하게 되었으며... 임금도 용상에서 일어나 잿더미 위에 앉아 단식하였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한바퀴 돌려면 사흘걸리는 도시를 단 하루, 슬렁슬렁 돌았을 뿐인데.. 하느님께서는 '뜻을 돌이켜’그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시게 되었다. '아, 이럴 수가....'
    그들이 간단히 회개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에 찬 요나의 심정. (요나에 대한 하느님의 따듯하고 감동적인 가르침은 요나서 4장에서 꼭 만나보시길....^^)
    요나는 비록 예언자였지만, 그 자신도 정화가 필요한 한 인간에 불과했다.
    아니, 하느님의 참다운 사랑의 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자신의 회개가 불가피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기적을 보여달라는 군중에게 바로 이 '요나의 기적’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탄식하신다. 살펴본대로 요나는 내키지 않는 사명을 그렇게 무성의하게 수행했어도 온 도시 전체가 그의 말을 따랐다. 그렇다면 어떤 예언자보다도 더 큰 권위를 가진 하느님 아들의, 솔로몬의 지혜를 능가하는 하느님의 지혜의 말씀을 듣고도 회개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회개는커녕 더 큰 기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면 그것 자체가 그들의 완악함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미워했던 적국의 수도 니느웨 사람들. 그러나 그 사람들보다도 더 고집스럽고 흉포했다는 것이 심판날에는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란다. 그렇다. 나만 옳은 줄 알고 늘 목에 힘주고 있는 한, 나의 회개는 없을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원수들이 실은 나보다 꼭 못된 사람들이란 보장도 없다. 늘 나만 피해자고, 다른 사람들은 가해자일 수는 없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절박한 사정이, 말못할 상처가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쌍방의 말을 들어봐야 하는 것이고 역지사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쓸데없이 내 고집만 내세우다 보면, 원수만 많이 늘어날 뿐이다. 예언자도 정화될 필요가 있었다! 자기는 늘 옳고 다른 사람이 그르다는 사람! 정말 조심해야할 사람이다. 정말 회개해야할 사람이다. 심판 날에 다른 이들의 빠른 회개에 놀라지 말고,
    그들의 구원에 억울해하지 말고, 오늘 나에게 요구하시는 나의 회개에나 얼른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독서와 복음은 말하고 있다.
      .
      주님, 저에게 회개의 은총을 주소서.
      제 고집을 꺾어주시고 분노의 콧김을 없애주소서.
      나의 깊은 마음 속에서 평화의 입김, 사랑의 숨결만 나오게 하소서.
      ♬ 시편 제15(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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