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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20]주일: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이수철 수사신부님 강론)
작성자김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20 조회수821 추천수2 반대(0) 신고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홈피  http://osb.or.kr/joseph/  에서 퍼옴.

 

이수철 프란치스코 수사신부님 강론

 

 

 

2005.2.20 사순 2주일                                              창세12,1-4ㄱ 마태17,1-9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어렵고 힘든 세상일 수록 위로부터의 위안을, 희망을 필요로 합니다.

 

성서의 인물들이나 오늘 날 사람들이나 다 또 같습니다. 며칠 전 밤에 수도원을 산책

 

하며 ‘아, 나는 참 큰 방 안에서 사는구나!’ 하는 깨달음에 써놓은 글이 생각납니다.

 

“넓은 땅은 방(房)바닥/에워 싼 산들은 방의 벽/하늘은 창문

 

답답할때마다/바라보는 하늘 창문

 

아마 나보다 큰방에 큰 창을 지닌/부자도 없을 거다.”

 

큰 방 같은 세상에 살면서도 마음이 답답하거나 아플 때 본능적으로 위로 하늘을

 

라보는 마음, 바로 기도하는 마음이요, 영원하신 하느님을 향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에 공감합니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

 

아마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 퍽이나 외롭고 힘겨웠음에 틀림없습니다.

 

하늘 위로를 체험 하고자, 제자들을 대동하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시는 주님이십니

 

다. 예수님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지쳐있음이 분명합니다.

 



시작도 끝도 없어 보이는 십자가의 길, 하늘 위로 없이는, 내면의 확신 없이는 좌절

 

하기 십중팔구입니다.

 

마침내 예수님의 놀라운 변모 체험입니다. 아마도 깊은 기도 중에 모세와 엘리야와

 

만나 대화하면서 크나큰 위로와 확신을 얻은 듯합니다. 예수님의 해와 같이 빛나는

 

얼굴과 빛과 같이 눈부신 옷이 이를 반영합니다.

 


예수님의 눈부신 변모를 목격한 베드로 아연 활기가 솟아 부르짖습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도 베드로의 경솔함을 책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기 수도원에서 피정 마치고

 

날 때도 같은 심정임을 여러 자매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세속 안에서의 삶이 고달프고 힘겹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속 삶이 고달플수록 더욱 절실한 신비 체험에 내적 평화입니다.

 


이어 세 제자들 또 놀랍게도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오늘 복음의 핵심이자, 강론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마음 고요하고 순수할 때 우리는 성서 묵상이나 기도를 통해서 주님의 말씀

 

을 듣고 하늘 위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해야 삽니다.

 

아무리 하느님께 대한 체험이 없는 많은 지식들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들음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 유명한 분도 규칙서도 '들어라 (Obsculta)'라로 시작됩니다.

 



온통 자기 이야기에 바쁠 뿐 듣는 면에 참으로 약한 오늘날 사람들입니다.

 

하느님 말씀 잘 들어야 좋은 대화의 기도이고 기꺼운 순종이며 진실로 겸손입니다.

 

진공 상태로서의 침묵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 위해 깨어있는 침묵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긴밀한 연결고리를 이루는 침묵, 들음, 순종, 겸손, 그대로 믿음의 표현이자

 

영성생활에서의 필수적 요소입니다.

 



1독서 창세기의 아브라함을 보십시오. 주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주저 없이 순종하여

 

집을 떠나지 않습니까?    바로 아브라함의 믿음을 반영하는 순종입니다.

 

믿음이 있어서 말씀을 듣고 순종할 수 있었던 아브라함이었습니다.

 

말씀을 들음으로 주님을 체험함이 건강한 신비주의입니다.

 

복음의 세 제자들 산상에서 주님의 눈부신 변모를 눈으로 보았고,       하늘로부터

 

주님의 말씀을 귀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안주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곧장 하산하여

 

주님을 따라 삶의 현장에 뛰어 듭니다.

 

아마 산상에서 이런 신비체험의 추억은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외롭고

 

고단한 삶에 무한한 활력의 샘이 되었을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도 이런 하늘로부터의 위로와 희망을 체험한 적이 있으십니까?

 

 


바오로 역시 체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열정에 찬 고백들,     바로 주님 체험의

 

깊이를 반영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의 권세를 없애 버리시고 복음을 통해서 불멸의 생명을

 

환하게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길 때,  

 

이런 바오로의 체험은 나의 체험이 되고, 이미 현세에서 생사를 넘어 불멸의 생명을

 

환히 드러내 보이신 주님과 일치되어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미사를 통한 은총이기도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라”

 

이 은총의 사순 시기, 주님 주시는 은총으로 두려움 훌훌 털어 버리고

 

모두 일어나 다시 주어진 내 삶의 자리에 충실하도록 하십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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