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심 생활에 대한 훈계 ♣
제 1 장
◎ 진리의 길.◎
1. 사라져 없어지는 형상이나 지나가는 말을 가지고
배우지도 않고 참(眞)에서 참(眞)을 직접 배우는 그는 행복하다.
우리의 소견과 감정은 흔히 우리를 속이고 앞길을 지도함이 적다.
심오하고 희미한 것을 가지고 논쟁할 필요가 무엇인가.
그런 것을 못한다고 심판 때에 질문을 받을 것이 아닌데,
유익하고 필요한 것은 소흘히 하고
쓸데없고 해로운 일은 알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2. 세밀한 종별(種別)을 할 줄 안다는 것이 무슨 유익이 있는가.
영원한 말씀을 듣는 사람은 이런 혼잡한 변론을 무시한다.
한 말씀에서 모든 것이 조성되어 있고,
만물은 이 한 말씀을 말하고 있다.
이 시초의 말씀이 우리의 근원이다.
그가 아니면 사람은 알아듣지도 못하고 바른 판단도 하지 못한다.
만물을 다 하나로 보고, 만물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하나에서 만물를 찾아 내려는 그런 사람은
마음에 안정을 가질 수 있고 하느님 안에 평화로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오! 진(眞)이여, 내 하느님이여,
영원한 사랑 속에 당신과 하나되게 하소서.
나는 여러 가지를 읽기도 하고 들어도 보나
다 시원하지 않고,당신만을 원하고 갈망하나이다.
당신 앞에 모든 선생들은 묵묵할지며,
모든 조물은 잠잠하라,
당신만이 내게 말씀해 주소서.
3. 사람이 자기 속에 깊이 들어 안으로 단순하게 될수록
그 만큼 애쓰지 않고도 사물을 알아 듣는 것이 더 많고 더 기쁠 것이다.
그는 이런 사람이 알아 듣는 빛을 위로 부터 받기 때문이다.
정신이 깨끗하고 순진하고 항구하면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게 되어도 헷갈리지 아니하니,
그 이유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만을 위해서 하고
자신을 찾는 데서 이탈(異脫)하려고 애씀이다.
네게 더 장애가 되고 고통거리가 되는 것은
네 마음의 방종한 애정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착하고 성스러운 사람은 겉으로 탈이 있으면
우선 안으로 이것을 잘 마련해서 한다.
악으로 기울어지는 육정은 피하고 바른 이성(異性)을 따라하게 한다.
자신을 이겨나가는 싸움보다 더 맹렬한 싸움은 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기고 매일같이 이 일에 능숙해져서
착히 생활해 가려는 것을 중요한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4. 이 세상 완덕(完德)이란 언제나 일그러짐이 있고
우리가 안다는 것도 애매한 점이 많다.
깊이 학문을 연구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겸손되이 알아가는 데서 하느님을 찾게된다.
학문이 나쁜 것이 아니고 사물을 연구하는 것을 탓할 바 아니지만
착하게 양심을 가지고 덕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착하게 살려고 애쓰지 않고 배우려고만 하는 데서
많은 사람이 탈선하고, 소득이 아주 없거나 있어도 아주 적을 뿐이다.
5. 아! 사람들이 허황된 문제를 가지고 다투는 그런 열성으로
악습을 뽑아내고 덕을 부식한다면 인간사회에 죄악이 적어질 것이고,
악풍(惡風)이 사라질 것이고,
수도회의 쇠퇴가 별로 없을 것이다.
심판날에는 네가 무엇을 읽었는가 심문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네가 무엇을 했는가하는 질문을 받을 것이다.
네가 얼마나 말을 잘 했는가 묻지 않을 것이고,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것이 아니가.
네가 잘 아는 저 학자들, 선생들,
살아 있을 때는 박학하다는 명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의 자리는 다른 학자들이 차지하고
그들의 이름이 기억에나 남아있는지,
그들이 살 때에는 고명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그들의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다.
6. 아! 현세의 영광은 빨리 사라진다.
배운 것이 많은 사람이 배운것처럼 생활했다면
배운것이나 가르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은 소흘히 하고
세상 학문을 닦는다고 해서 많은 사람은 실패했느니라.
스스로 겸양할 줄은 모르고 남의 칭찬받는 데만 골몰했기 때문에
그들은 망상에 자기를 잃고 말았다.
사랑할줄 아는 사람만이 참으로 위대하다.
자신을 천히 보고 남의 칭찬을 무시할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위대하다.
세상 모든 것을 쓰레기와 같이 보는사람은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고
그리스도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자기 뜻은 저버리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학자이다.
◈ 묵 상 ◈
사람은 알려고 한다. 배우려 한다.
배우면 아는 체하려 한다.
남보다 좀 더 안다고 허영에 떨어지기 쉽다.
학문은 대상은 많고 그 분야도 넓다.
그러나 이 세상 학자들이 가르치는 것은
우리 각자가 알아야 할 그 점을 알려주지 못한다.
배우는 것은 좋으나,
먼저 배워알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의 문제라야 한다.
사는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된다.
살고 죽는 자체가 우리 모든 이의 알아야 할 대상이 된다.
무식한 사람도, 학자도, 이를 알아야 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지식이다.
이는 진리의 주 원인인 진(眞) 자체이신 하느님께 배워야 할 것이다.
자신을 알고 자신과 조물주와의 관련성을 알며,
따라서 왜 우리는 살고 죽는지 알아 우리 존재와 생활을
하느님이 마련하신 영원한 안(案)에 예속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은
누구나 알아야 할 것이다.
배우려고만 하면 누구에게나 하느님은 은은히 가르쳐 주신다.
◐ 인보성체 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라우렌시오) 신부님께서
두번째로 개정 번역하신 준주성범,[그리스도를 따라]에서 옮겨 적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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