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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웃기는 게으름뱅이와 이웃집 사람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28 조회수901 추천수3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난 참 웃기는 게으름뱅이입니다.
다른 것은 왠만큼 잘 한다고 자신하면서도 늘 정리같은 것은 죽어라하고 할 줄모릅니다.

예를 들면 유난히도 물로 닦고 쓸고하는 것은 남보다도 더 잘하면서도 제 자리에 둘 것들을 치워가며 차근차근해야 하는데 여기 있는 물건은 요쪽으로 밀어놓고 베큠을 하고 요쪽을 할땐 조쪽으로 밀어 놓고 베큠을 하다보면 한번도 청소를 안하고 사는 사람처럼 산만하기 이를때가 없습니다.

왜 이렇게 쉬운일도 못하는지 제 자신도 이해가 안되니 정말 난감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늘 저의 사랑하는 님은 제게 말해줍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면 정리도 잘 된다고 일러주십니다.. 다른 것은 잘 쫒아하는데 왜 정리하는 것만은 안되는지 모릅니다.

기껏 힘을들여 해 봐도 내 눈에는 이만하면 됐구나 싶어도 남의 눈에는 정말 어설프기만 할 것입니다.. 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지내긴 합니다.

언젠가 나의 사랑하는 님께서 우리집에 오신다기에 조급한 마음으로 들쑤석거리며 집안청소며 이것저것 정리라고 했었지만 하다하다 나중엔 솔직히 털어놓고야 말았습니다. 치우지 못해도 이해하여 달라고 말입니다..

이해 해 주신다고는 말씀을 하여주셨지만 정신머리 사나운 집 꼴이라고 생각을 하셨음이 틀림이 없습니다.

또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하나하나 잘 해나가야지!! 마음 먹어보지만 역시나 마찬가지 입니다.

겨우 보이는 것만 치워대며 하루하루 지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는데 오늘 전화를 받았습니다.

예수님 흉내내기 책을쓰신 시몬 신부님께서 3월 중순에 저희 집을 방문하신다는 전화였습니다.
전 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며 정강이까지 자라난 앞마당 잡풀밭(원래는 잔디밭이지요)을 바라보며 걱정걱정 했을 뿐 도저히 잔디 깍기 기계를 제 힘으로 다룰 수도 없었습니다.

이걸 어쩌나? 이걸 어쩌나? 걱정을 댓바라지게 하고만 있을 뿐인데 그렇다고 정원관리하는 사람을 부를 처지도 못되어 할 수있는 일이라곤 기도밖에 없으니 기도방에 앉아 청원을 해 보았습니다.

이게 뭐 기도로 통할 일도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 그래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게요. 팔에 힘을 주시던지, 아니면 풀이 말라죽게 비가 오지 않게 해주시던지 정리잘 할 수있는 빠릿빠릿한 마음을 주시던지 맘데로 하세요.. 전 정말 못하는 것은 못 한단 말입니다.. "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해보며 이것도 기도라고 조아리고 앉아서 억지같은 떼거지를 쓰기만 했습니다.

한참 기도를 하고 있는데 띵동하고 소리가 나길래 나가보니 이웃집 여자가 대문앞에 서서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묻고있습니다.

잘은 못하는데 무슨 일이냐고 반문을 하니 자기네가 우리집 풀밭을 잔디 기계로 깍아주겠다고 말을 해 옵니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오우~~마~이~ 가아앗~~

어찌나 낯이 뜨거운지 이럴때 써 먹는 방법을 또 생각해 냅니다. 맹탕이 되어 무슨말을 했는지 못 알아듣는 것처럼 행동을 해 놓고는 돌아서서 머리만 극적극적하다가 혼자 웃음보를 터뜨려봅니다.

이게 웃을일은 전혀 아닌데도 웃음이 나오는 것은 아마도 저의 게으름을 민망해하며 나 자신을 감추려고 웃음으로 스스로에게 변호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한번 오~~ 마이 갓!! 하고 외쳐봅니다.

이렇게 게으름뱅이에게 고마움을 주는 이웃집 사람들... 바로 옆집 죠오지 아저씨는 내가 힘든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자기네 할일을 제쳐두고 나의 일을 먼저 해주곤 합니다.

오늘 잔디를 깍아준 이웃집 사람은 죠오지 아저씨가 표현하기를 솔직히 이상한 사람들이라 상대하기가 싫다고 할 정도로 별로 얼굴도 맞대본 적이 없었고 이야기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단지 가뭄에 콩나듯 오다가다 마주치게 되면 내가 먼저 손을 흔들 정도이고 늘 웃음이 없는 사람같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 바오로가 저 세상에 갔을 때도 어찌 알았는지 꽃다발을 준비해가지고 와서 위로의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저도 아픈 사람이란 걸 어디서 들었나 봅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사실은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보낸 제가 참으로 부끄러워 해야만 할 일지만 우선은 사랑으로 베풀어주는 이웃집 사람들께 감사하고 싶기만 합니다.

내가 먼저 인사하기 전에는 인사도 할 줄 모른다고 왜 저렇게 사는지 모른다고 투덜대었던 것이 민망해져가고 있습니다.

깨스값도 비싼데 자기네 잔디깎기 기계를 사용해가며 이웃집을 사랑으로 생각해 주는 그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그리고 남보기에 얼마나 게을러 보여졌을까? 하는 나의 게으름도 조금은 고쳐 나가봐야 겠습니다..

나에게 이렇게 반성의 마음을 갖게 해준 그들께 고마움을 전하며 요번 부활절에는 예쁜 부활계란바구니를 정성껏 만들어 선물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또 주님께서 가까이 해주시며 특히나 시몬 신부님께서 사순특강계획이 없으면 해 주실수도 있다고 하신 말씀에 감사드리고 사순특강을 해 주실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본당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만땅으로 기쁜 하루의 날을 마감해 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을 사랑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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