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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먼 지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1 조회수773 추천수1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성당 친교실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바쁘게 돌아다니는데 누군가가 날 불러 세웁니다.
" 베로니카씨.. 잠깐만요..  아무리 바빠도 이리 잠깐 와 보세요.."
" 왜요?  뭐 부탁하실 말씀 있으세요?  그럼 뭐든 말해보세요.."

 

ㅋㅋㅋ
나의 머리를 털어주시는 형제님의 손길은 끊이질 않습니다.
한참이나 뭔가를 털어내고 있지만  내 머리에선 아무 변함이 없습니다.

 

한참을 웃으면서 바쁜 시간에 잠시 쉬어보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지금도 생각하니 웃음이 끊이질 않네요..

 

지난 1월에 우리 사랑하는 님이 오신다기에 후즐근한 내 모습이 좀 부끄러웠던지 머리 염색을 했었는데 기어코 또 숨겨진 하얀 머리가 나오기 시작을 한 것 입니다.

 

멀리서 보기에 흰머리가 쬐끔 나와 있는 것이 먼지처럼 보였나 봅니다.. 
주위에 있던 교우들이 제 머리때문에 한참을 재미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빈첸시오 이 회장님은 이런 저를 보며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 머리 염색하시니 참 좋네요.  앞으로도 그렇게 염색도 좀 하고 지내요"

 

이 회장님 뿐이 아니라 여러 신자들이 저의 머리 하나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생머리에 흰머리가 정말 어울리지는 않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염색을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염색을 안하는 편입니다.

첫째는 생긴대로 살아가는 나의 특별난 성격이 이유가 되고요.
둘째는 염색을 하면 몸에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유가 되고요.
셋째는 게으른 제가  염색인들 잘 하겠습니까?

 

오래간만에 염색을 해서인지 그리고 한동안 머리칼이 다 빠져서 미륵보살 처럼 보였더래서인지?( 머리가 다 빠졌을 때 엄청 울어대면서 못견뎌하며 그 날로 가발을 사 왔지만 실상 머리에 쓰고 다닌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저 가발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예전과 똑 같이 꼬랑지 머리를 길렀을 뿐인데도 내머리는 화제가 되기만 합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흰머리가 갑자기 많아졌다는 것인데 그것도 화제가 되기만 합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그렇습니다. 억지로 감춘 내 머리색에 비웃듯 다시 솟아나는 본연의 흰머리.
혹시나 내 마음엔 뭔가 남아 있는 것은 없을까?  오늘 아침 기도를 하면서 성찰속에 빠져 봅니다.

 

특히나 사순시기를 보내며 하느님의 큰 사랑을 받기에는 절호의 찬스인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늘 무언가 답답함이 나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특히 감추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요즘 나의 마음을 다 꺼내어 고백을 하는 중입니다.

 

고백을 하고 나면 내 마음은 홀가분해지리라 믿고 있었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나의 마음 한구석엔 다른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음을 느끼며 걱정이 되기도합니다.

 

고백한 것에 대해 미움이 쌓이지 않을 까?  하는 걱정으로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확인을 해 보고 싶기도 하고 지금의 나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꾸 나타내 보고 싶어하게 됩니다.

 

기어코 어제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겨우 한시름이 놓여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 기도를 하면서 쓸데없는 짓이었음을 겨우 알아차렸습니다.

 

내 마음에는 아직도 교만이 남아있던 것이었습니다.  감추어진 나의 흰머리처럼 내면에 있는 교만함으로 언제나 나를 불안속에 허덕이게 하였던 것이었나 봅니다.

 

먼지만도 못한 내 마음..  어딜 감히 그리 교만을 떨고 있는지? 
오늘 아침의 기도시간은 특별히 더욱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 줍니다.

 

먼지. 먼지. 먼지..
그렇습니다. 내 마음은 먼지만도 못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으며 이제야 불안한 마음을 다 털어내 보게 되는 것입니다.

 

언제라도 떳떳한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교만이란 걸림돌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마음 다짐을 다시 한번 해 보지만 솔직히 며칠 후가 될지 몇달 후가 될지 또 내마음엔 교만이란 걸림돌이 생겨날지 자신이 없는 것은 속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단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내가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다는 기쁨으로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혜롭게 보내려 합니다.

 

내일도 지혜롭게 , 모레도 지혜롭게 이렇게 오늘이 되는 날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그래서  나의 바램이 있다면 며칠 후던지. 몇 달 후던지 지금의 마음이  변함없이 잘 지탱해 나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력을 해 보려 합니다.

 

오늘은 하루 시작이 참으로 기쁘게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먼지보다도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말입니다.

 

언제나 진심된 마음으로, 성실한 모습으로,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이쁨으로 맘껏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드려 보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나를 지켜 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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