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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의 은총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1 조회수851 추천수6 반대(0) 신고

 

 

병의 은총


우리가 하는 기도 중에는 건강을 구하는 기도가 많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건강염려증 같은 것이 생겨서 그런 기도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병이라는 것이 늘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이고 없어져야 하는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병에 부정적인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시면

병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은 덜 수 있으실 것입니다.

병은 우선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들 중에는

자기 몸이 늘 그런 줄 알고 몸을 함부로 굴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건강이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고

그저 매일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몸을 혹사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몸이 고장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병이 난다면 어떻습니까?

술도 줄이고 담배도 줄이고 몸 관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병이 나지 않는다면?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되는 것입니다

 

몸은 어떤 때에는 미련한 시골 아줌마 같습니다.

아파도 아프다는 이야기 한 마디 안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버립니다.

우리 몸 중에서 특히 간이 그렇다고 하지요.

 

간이 아프다고 할 때는 이미 말기라고 합니다.

그만큼 미련하게 참고 사는 것이 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간보다 더 미련한 것이 사람입니다.

 

자기 건강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줄 알고 몸을 함부로 다루어서

불치병에 걸리거나 죽음을 재촉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병은 은총입니다.

 

두 번째로 병은 자신의 한계, 자기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중에 몸이 부실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몸이 아픈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몸이 아프면 자신의 약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고

자신의 오만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능력 있고 힘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병 앞에는 꼼짝하지 못합니다.

 

대개 큰소리치면서 종교고 뭐고 다 필요 없다고 하는 양반들을 보면

몸이 지탱해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일수록 몸이 무너지게 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종교에 매달립니다.

그것도 정통 종교가 아닌 이상한 종교에 매달려서

수천 수억을 쏟아 붓고 결국은 죽고 마는 것입니다.

여하간 병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고 신을 찾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로 병은 보속의 의미를 갖습니다.

긴 병을 앓는 분들을 보면 어떤 분들은 참 안됐다고 하십니다만

가톨릭의 오랜 교리에 의하면 병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보속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죄들을 짓고 삽니다.

우리가 지은 죄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마련인데

이 세상에서 갚지 못하면 연옥에서 갚아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교리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병석의 생활이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보속하는 시간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의 수도자들은 병들게 되면

자신이 겪는 고통을 다른 사람들의 죄에 대한 보속으로

하느님께 봉헌하기도 했습니다.

 

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하는 것,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병에 걸리는 것 역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어떤 메시지임을 생각하시고

받아들이신다면 병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어딜 가슈'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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