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촛불

하나의 작은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어쩌면 언제나 쉽게 흔들리는

제 마음과도 같습니다.

당신 안에서 살아가겠다고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에도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도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생활의 전선에 뛰어든 순간,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무언가의 불안감 속에서

그 무엇이 언제나 나를 휘감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언젠가 떠나버릴 것 같은 안타까움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주님!

저의 주위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또 아무 것도 움직이고 있지 않고 있는데

나는 늘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촛불처럼

끝없이 삶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믿음이 약해서

당신께 모든 것을 의지하지 못하고

흔들리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께

제가 종교인이 되지 않고

신앙인으로서 신앙의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당신의 지혜와 능력의 은총을 주십사고

간절히 요청을 드립니다.

주님!

제가 불안에서 깨어나

당신에 대한 믿음 하나로

흔들리는 촛불이 되지 않고

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작은 촛불이 되어 나를 태우게 하소서....

제가 당신 안에 머물기를 희망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