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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묵상(2005-03-02)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2 조회수1,005 추천수1 반대(0) 신고

"가장 작은 계명 중에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나,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남에게도 지키도록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마태 5, 19)

기원전 1250년경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탈출

 

시켰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여 대장정의 길에 올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석 달째 되는 초하룻날 그들은 시나이 광야

 

이르게됩니다. 그리고 시나이 산에서 모세는 야훼 하느님으로부터 십

 

계명을 비롯한 율법을 내려 받았고,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의 백성으로 하

 

느님과 계약을 맺게됩니다. 이 계약과 율법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출애급

 

기 19장-24장이 담고 있는데, 이러한 구약에 의한 모든 율법은 예수님 당

 

대에 이르러 248개의 행령(하라는 법)과 365개의 금령(말라는 법)으로 발

 

전됩니다.

이제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구약과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생각이 밝혀지

 

는데, 예수께서는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글자그대로 꼭 지켜야 할' 율법

 

을 내려 받던 입장과는 달리 '율법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입법자의

 

장에서 율법의 정신과 참뜻을 밝히려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마태오

 

복음에 나타나는 예수 가르침의 진수인 산상설교(5장-7장)입니다. 산상설

 

교의 첫머리에서 참된 행복의 길을 가르치시고(5,3-12), 제자들더러 하늘

 

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건실히 유지하고 밝히는 소금과 빛이 되라고 하신

 

(5,13-16) 예수께서는 이제부터 진정한 율법완성의 길을 보여주실 것입니

 

다.

예수께서는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

 

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분명히 말해 두는데, 천

 

지가 없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율법은 일 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

 

어질 것이다."(17-18절) 이로써 예수의 구약율법에 대한 태도는 명확합니

 

다. 예수께서는 구약의 율법을 통하여 이미 준비되고, 시작된 하느님의 원

 

초적인, 동시에 결코 곡해되지 말아야 할 의지를 성취하시고자 하는 것입

 

다. 율법 속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본질적인 정신과 의지가 무엇인지는

 

이어지는 6개의 대당명제와 이를 결론짓는 황금률(7,12)로 선포됩니다.

산상설교의 가르침은 결국 예수께서 주시는 새로운 계명과도 같습니다.

 

그분은 새로운 계명을 통하여 구약의 율법 하나 하나에 담겨있는 하느님

 

의 정신과 그 참뜻을 밝혀 주시는데, 이것이 바로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을

 

나도 없애지 않고 완성하는 길입니다. 율법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예

 

수께서는 율법의 일 점이나 일 획에 집착하지 않고 이를 심화시키시고, 때

 

로는 과감하게 이를 폐기시키기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예수께서 가르쳐 주시는 새로운 계명과 율법의 정신을 먼저 지키

 

고 행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행하도록 가르치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은 마태오복음이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기본노선

 

을 산상설교 첫 부분에 언급하고 있는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마태오복

 

음서의 독자가 대부분 유대교 출신의 그리스도인이거나 유대교로부터 개

 

한 신자라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바이고, 동시에 이 사실은 마태

 

오복음 공동체 안에 구약의 율법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이 있었다는 사실

 

도 말해줍니다. 예를 들면, ① 구약의 율법이 종말에 이르기까지 유효하다

 

는 입장, ② 유다교 율법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 또는 ③ 예수께서 주시는

 

새로운 계명만이 오직 유효하다는 입장 등이 그런 것입니다. 물론 마태오

 

복음이 견지하는 입장은 세 번째의 지론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입장을 무

 

시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약의 계명을 지키면서 스스로 구약

 

의 율법을 어기고, 또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 들기는 하

 

되,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게 된다는 결론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들의 자세를 돌아보면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순시기는 분명히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음식과 언행을 삼가며 부정을 멀리하고 자선과 기도와 단식하는 일로서

 

다가올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재계(齋戒)의 시기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

 

상을 돌아보면 금육이 규정된 금요일에 '몰랐다', '외식이라 어쩔 수 없었

 

다',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더러는 '괜찮다', '재계의 뜻과 정신이

 

중요하다'는 등등의 핑계를 운운하며 금육을 쉽게 파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재계는 정신이나 마음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재계에는 필히 육신의 수행이 따라야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마음 살피기

예수님은 유법의 근본정신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
 
하셨습니다.
 
율법의 완성은 계명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다고 하십니다.
 
사랑이 없는 계명 준수만으로는 도저히 율법이 완성될 수 없습
 
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위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이 문제라는 것입니
 
다.
 
마음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흔히들 겉모습은 신경 쓰지만,
 
상대적으로 마음가짐은 소홀히 하곤 합니다.
 
나의 신앙생활도 최소한의 의무조건을 충족시키는
 
데만 머물러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주일미사 참례가 그렇고 매일의 기도생활이 그렇습니다.
 
물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자칫 외화내빈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주님, 당신이 제게 주신 그 눈길로, 그 마음으로
 
오늘 모든 이들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출처 : 단순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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