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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간 목요일 복음묵상(2005-03-03)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3 조회수1,288 추천수2 반대(0) 신고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루가 11, 23)

 

예수님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분의 발걸음이 예루살렘을 향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을 향한 그분의 걸음이 빨라질수록 예수와 그 반대자

 

들의 대립과 긴장은 고조되는데, 적수들의 모함은 더욱 더 노골적이됩니

 

다. 그 가운데 예수님은 우리에게 확실한 선택을 요구하십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

 

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는 별도의 단절어로서 예수님을 신봉하는 교회에 속할 것과 목

 

자가 양떼를 모으듯 이스라엘 백성을 교회로 모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내

 

용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소속감과 전도의 열성을 강조하는 이러한 '배타

 

적 교회관'은 마르코 복음에 등장하는 '포용적 교회관' 즉, "우리를 반대하

 

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것입니다."(마르 9, 40)와는 사뭇 다른 느

 

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사실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른 법

 

인데, 마르코 복음에 등장하는 '포용적 교회관'이 더욱 더 예수님과 잘 어

 

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건 저만의 생각이겠죠.

 

아무튼 오늘 대립의 발단은 예수께서 사람을 언어장애자로 만든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를 반대하는 자들은 예수가 마귀

 

의 두목 '베엘제불'의 사주를 받아 마귀를 쫓아낸다고 함으로써 예수의 능

 

력을 격하시킵니다. 베엘제불은 직역하면 '집주인'이란 뜻이지만 '오물의

 

신'으로 널리 쓰였는데, 이는 아마도 유대인들이 이교도들의 우상을 경멸

 

하려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대자들의 모함에 대한 예수님의 반격은 3단계로 진행되는데, 첫째로, 마

 

귀가 마귀를 쫓아낸다면 마귀세력의 내분과 와해를 초래할 것이 뻔한데

 

아무리 마귀라 할지라도 그런 어리석은 일은 할 리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

 

로, 예수가 마귀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한다면, 마귀를 쫓아내는 그 누구

 

라도, 즉 바리사이파 사람들 자신들까지도 마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인

 

정해야 하며, 만약 그들이 다른 어떤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낸다면, 예수의

 

능력 또한 마귀와 별개의 것으로 인정해야 하며 셋째로, 힘센 자의 무장을

 

해제하려면 그 보다 더 힘센 자가 요구되듯이, 마귀를 추방하는 데는 마귀

 

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능력이

 

바로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며, 원문에는 '하느님의 손가

 

락'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적수들의 모함에 대한 예수님의 논리정연한 반격은 결국 "그렇다면 하느

 

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됩니다. 하느님나라의 도래는 메시아의 도래로 실현되는 것으로서 "절름

 

발이는 사슴처럼 기뻐 뛰고 벙어리도 혀가 풀려 노래하며, 사막에 샘이 터

 

지고 황무지에 냇물이 흐르는 때"(이사 35,6)입니다. 따라서 벙어리 마귀

 

의 구마는 메시아 도래의 상징적 행위에 속합니다. 예수께서 벙어리 마귀

 

를 구마하심은 곧 사람에게 인간본연의 품위와 자유, 하느님 말씀의 경청

 

과 발설을 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이 일을 예수께서 하신다면 그는 하느

 

님이시며, 그로 인해 이 땅에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인정하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님 편에 서

 

는 사람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도래하

 

였음을 믿고 있습니다. 이 믿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그 어떤 힘

 

도 하느님의 손가락을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작은 치유

 

구원에 이르는 길이 좁은 길이라면,

세상은 넓고 편안한 길을 선택하도록 끊임없이 유혹합니다.

그 유혹은 돈 . 섹스 . 권력과 명예욕일 수도 있고

약물이나 술 . 도박일 수도 있습니다.

내 의지와는 반대로 자꾸 이런 것들에 집착하고

중독된다면 분명 나는 해방을 필요로 합니다.

내가 이런 유혹을 물리칠 때마다 내 안에서 조용히 이뤄지는

예수님의 구마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나쁜 습관 한 가지, 집착 한 가지 떨쳐내려는 노력을 통해

나를 해방시켜 주시는 예수님의 치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주님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거듭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것은,

바로 오늘 복음이 강조하는 대로 '예수님 편에 서는 행동'이고

'그분과 함께 모아들이는 행동'입니다.

 

주님, 당신 편에 선다 함은

작은 십자가지만 기꺼이 지고 나서는 것임을

오늘 깨닫습니다. 감사합니다

 

 

                           

                                             - 단순한기쁨 주님을 향한 여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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