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생활묵상] 고무 장갑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3 조회수1,168 추천수4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며칠전 까맣게 태운 냄비를 버리기엔 아까운 마음이 들어 버리지도 못하고 물에 담아 놓았던 냄비를 오늘 아침에야 쇠 쑤세미로 빡빡 닦아보았다.

왼쪽팔에 상처가 나면 안된다기에 평소에 안 끼던 고무장갑을 끼고 닦는데 무척이나 답답했다.

성질이 못되먹어서인지 정말 답답한 것은 싫기만 한데,  요즘 살아가면서 답답함을 가끔 느끼게 된다.

겨울에도 문을 자주 열어놓아 버릇했는데 집 구석에 아무도 없다보니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들어 요즘처럼 따뜻한 날 낮에도 문을 못 열어 놓아 답답하고...

정신머리 없는 덕에 오늘처럼 고무장갑을 끼게 되니 더욱더 답답하고...
정리정돈을 해야하는데 이것만은 도저히 못하겠으니 마음만 답답하고...

온통 답답하기만 하다..

잠시 묵상을 해 본다.

이런 잡다한 것들로 인해서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호강에 바친 답답함일수도 있다.
내 마음에 남아있는 찌꺼기들을 부활절이 다가오기 전에 버려야 할텐데 그러질 못할 것 같아 정말 답답하기만 하다.

왜 그동안 답답한 것들을 이리도 마음속에 끌어안고만 살았는지 뒤늦게야 이렇게 깨닫고 있을 뿐이다.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양말을 벗어던져 본다.. 그저 발이 썰렁하다고만 또 느껴질 뿐이다.
오늘은 속사포같은 모양으로 나를 까발리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님은  나한테 조언을 해준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연습을 하라고..
따라서 해 보지만 힘만 들 뿐이다.
아마도 내 마음을 벗어내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그저 나의 답답함이란  옷을 한 칫수 크게 입는다던가, 신발을 한칫수 크게 신는다던가 고무장갑 같은 것을 끼지 못한다던가, 남에게 구속을 당하기 싫어한다던가. 나 하고 싶은데로 다 해버린다던가 하는 일로 풀어내기만 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힘들게 냄비를 닦고 기도를 하는 중에 내 안에 있는 답답함의 진실을 알아차린다.

너무 욕심이 많은가 보다.  수십년에 걸쳐 벌려 놓았던 일들을 하나하나 벗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미련으로 남아있는 것이 딱 하나있다..  

아마도 딱 하나 남아있는 미련때문에 이렇게 답답한 것 같다.

하지만 그냥 떨쳐버리기엔 너무 힘이 든다.. 그러면서도 무척이나 답답해 해지니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 정말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조차도 나에겐 답답하고 괴로운 것이 사실은 사실이다.
자꾸만 하느님께, 또 사랑하는 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고 있다.

단지 내가 할수 있는 일이란 기도밖에 없으므로 또 한번 기도를 해 보며 주님의 손길을 기다려 볼 뿐이다..

주님의 손길로 내 마음에 평정이 깃들기를 바래 볼 뿐이다.
이것이 오늘 나의 진심이다.

오 주여 이손을 꼭 잡고 가소서
약하고 피곤한 이 몸을

폭풍우 흑암속 헤치사 빛으로
손잡고 날 인도 하소서.

인생이 힘들고 고난이 겹칠 때
오 주여 날 도와 주소서

외치는 이소리 귀기울 이시어
손잡고 날 인도 하소서.

주님 용서하소서..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 사랑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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