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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86) 큰형부는 바붕!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3-03 조회수911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5년3월3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ㅡ예레미야서7,23-28;루가11,14-23ㅡ

 

          큰형부는 바붕!

                       이순의

 

 

유아세례를 하시고 40여년씩이나 냉담을 하신 큰형부가 신앙에 회두하신지가 10여년이 넘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간 큰 남자를 둔 큰언니의 입장은 만족 이상을 넘어 섭리에 감동하며 행복해 하셨다. 미사 참례 마저도 형부로 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신앙생활을 해 오셨으니 함께 미사를 참례한다는 것은 은총, 영광, 은혜, 감사, 축복..... 신앙의 특별한 언어를 총 동원하여 만족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일 이후 무슨 고장이 발생을 했는지 언니의 고단함이 전해져 온다. 나도 언니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신앙 상담을 해 드리는 것인데 언니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형부의 증상을 이해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제약이 시작 되셨나 보다. 화가 나시면 당신만 발을 끊으시면 되는데 부부는 일심동체 라서 그러시는지 언니도 형부를 따라서 성당에 화가 나야 되는게 간 큰 형부의 주장이시다.ㅎㅎ  

 

들어 보니! 형부가 참례하시는 토요특전 미사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형부는 전형적인 학자의 인품을 지니신 고지식한 분이시다. 그래서 번잡스러운 것도 싫어하시고, 거추장 스러운 것은 더 싫어하시고, 그저 연구하시는 인생으로 최고의 복락을 삼아 살으실 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것을 좋아하신다. 그러다 보니 신앙생활도 그렇게 하시는 것이다. 북적거리는 교중 미사 보다는 특전미사를 좋아 하신다. 그러니까 형부는 토요 특전미사가 주요미사가 되고, 토요일에 무슨 일이 있으시면 주일 학생미사에 가실 만큼 한적한 것을 즐기시게 된 것이다.

 

문제는 간 큰 형부에게 간이 졸은 언니가 교리를 전달 할 수 없었던 점이다. 유아세례하시고 냉담이셨으니 교리에 대하여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는 점도 한 몫을 하셨을 것이다. 토요 특전미사는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는 계명을 부득이 한 사정으로 궐하게 되었을 때 신자들에게 신앙의 도움이 되어 드리고자 계명을 이행 할 수 있도록 방편을 세운 것이다. 그러므로 토요 특전미사는 꼭 참례해야 하는 교중미사가 아니라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 했을 때 계명을 어기면서 까지 세상 일을 보아야 하는 죄송한 마음으로 참례해야 하는 미사인 것이다.

 

10여년 열심히 성당에 다니신 형부의 지극함이 필요하셨는지 주님의 관심은 회초리를 드신 것 같다. 주일에 신부님의 강론이 토요특전미사만 겨냥해서 오시는 꾼들이 있으신데 교중미사를 참례하도록 하시라는 호령이 떨어진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여염의 사람들은 교중미사에 참례하거나 신부님의 강론이 그러든지 말든지 계속 토요 특전을 참례 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정해 놓은 원칙을 벗어나서는 결코 살지 않으시는 형부께는 큰 걸림돌로 받아 들여진 것이다.

 

그러하니 일심동체인 큰언니가 격는 고난이 시작 되고 말았다. 언니의 입장은 이번 사순절에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오느냐 하는 하소연이다. 정말로 어렵게 공들여서 냉담을 풀게 했는데 왜 신부님께서는 그런 강론을 하셔서 형부를 다시 성당 밖으로 몰아 내느냐고 원망이시다. 언니 입장에서는 신앙생활과 활동을 접었다면 간 큰 형부 밑에서 우울증에 조울증에 못 살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형부의 눈치를 보며 미사 참례를 해야 한다면 더 큰 고통을 감당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신다.

 

자세한 정황을 들어 보고 낸 나의 결론은 간단했다.

첫째 신부님의 그 권고는 분명히 형부를 향해서 쏘아진 화살이 분명하며, 그 화살이 날아 오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으시면 되는데 형부는 그 화살을 정중앙에 받아서 맞았기 때문에 스스로 피를 흐르고 계시는 것이다. 

둘째 단순한 미사 참례 시간을 변경하는 일이 무에 그리 큰 신앙적 비중이 있을 것인가 라고 의심하실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잘 극복을 하시면 신앙의 발전이 커지고 성숙 될 것이나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엄청나게 큰 신앙의 좌절이 올 것이다.

 

셋째 신부님은 우리 형부를 엄청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고지식한 형부의 신앙법이 신부님을 향해 단순 무식이기 때문에 신부님도 단순 무식한 방법을 동원하신 것 같다. 사제는 양들의 목자시므로 개별적인 권고는 가급적으로 삼가 하신다. 그 개별적 권고가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중을 향해서 하신 강론이 나에게 쏜 화살로 받아 들여지는 응답은 분명한 은총이며 그것을 체험적으로 받는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실천 할 몪이다. 이 얼마나 애정 깊으신 관심인가! 양들도 많은데 목자께서 나를 향해 관심의 화살을 직접 쏘아 주시다니?! 라고 생각하고 자기 양심이 자기 양심에게 전달하는 충고를 외면 하지 말고 응답해야 한다.

 

넷째 형부가 신부님의 힘이 되어 드렸으면 좋겠다. 본당공동체가 소외 된 양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숙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당 구성원들이 소외된 사람들의 집단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본당은 공번된 운영체제를 갖추어야 하므로 누군가의 리더가 있어야 하고 리더가 아니더라도 지탱해 줄 기둥이 있어야 하고 그 기둥들로 인하여 지붕이 형성될 것이며 소외된 양들이 쉴 곳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 것이다. 신부님께서도 형부의 학자적 기지를 주변으로부터 들어서도 느껴서도 충분히 알으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강론을 하셨을 때는 좀더 발전된 신앙의 모습을 바라심이 분명하다.

 

우리 큰형부도 당신의 학문 분야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분이시지만 신앙에서는 철부지 아가가 틀림이 없다.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방구석에서 심통 부리며 앉았는 악동이 틀림 없다. 우리 형부는 진짜 바보다. 얼마나 단순한 이론인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쓸만한 녀석이라고 생각한 학생이 좀 가까이 앉고, 들어오라 하는 강의에 들어오면 좋겠는데 제 녀석 고집 대로 하는 꼴을 보게 된다면 아마 우리 형부는 신부님처럼 멋지게 강론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야단을 치거나 상종도 안하셨을랑가??? 그건 아닌가?? 학생들은 최고로 치는 교수님이시라는데....

 

아무튼 형부는 교수님의 애정어린 마음도 몰라보는 악동 학생 노릇을 하느라고 언니를 힘들게 하시고 있다. 아마 모르긴 해도 형부의 토요 특전을 고집하시는 이유로 인하여 형부를 아시는 몇몇 지인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토요 특전을 고집하는 경우가 발생 했을 것이다. 사람은 향하는 사람을 찾아서 모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앙의 점수가 아무리 낮아도 형부는 사회적으로 위치를 확보하고 계신 분이다. 사람들은 형부의 신앙상태를 가늠하기 보다는 형부가 가꾸며 살아오신 세속적 결과물로 모범을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누군가 아무런 가책이나 계명에 대하여 생각 없이 형부와 같은 모습을 취한다면 형부는 형부도 모르는 죄를 감당하셔야 할 것이다.

 

또한 형부는 모르셔도 본당을 운영하시는 신부님은 교우들의 이동 경로가 훤히 보이고 있다. 대중을 인솔하시는 형부도 신앙 안에서는 아기가 되신 것이다. 당신이 날마다 학생들을 읽고 살피는 사소한 일을 신부님도 똑 같이 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망각하시는 것이다. 왜냐? 교회 안에서는 형부가 어린 양이며 신부님은 목자시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고 언니도 모르고 교우들도 모르지만 그 강론 중에는 아들 같으신 신부님의 눈빛이 아버지 같으신 형부의 눈에 오셔서 꽂혔을 것이다. 형부는 지금 그 사랑을 거부 할 수 없어서 투정하고 계실 것이라고 언니에게 알려 드렸다.

 

간 큰 우리 형부도 신부님의 짙으신 사랑에는 굴복하셔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 형부의 마음을 뒤흔들어 요동치게 하시기 때문이다. 우리 형부는 적어도 계명을 지키도록 청하신 미사의 은총을 거부하는 어리섞은 사람은 아니다. 창조 이례로 야훼 하느님께서 십계명을 주셔서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고 하셨는데 특전미사만 다니든지 말든지 관심조차 없는 목자를 만나셨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신앙인일 것인가?! 형부는 학생들에게 바르게 배우지 못하는 것을 바르게 잡아주시는 스승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들었다. 공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신앙도 바르지 못한 양이 있다면 사랑이 많으신 목자는 반드시 바로 잡아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일로 인하여 그 사랑을 오래오래 간직하시며 두고두고 가슴에 담는 목자와 양이 되시기를 빈다.

"얼래리 꼴래리 우리 큰형부도 바보래요. 바보래요."

"형부는 바붕!

 

ㅡ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 들이지 않는 헤치는 사람이다. 루가11,23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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